부동산 건설업계

"전세난 지속… 올해 집 사야" 75% "시장 불확실… 기다려라" 25%

■ 전문가 16명 부동산시장 전망


지금 집 사야
내년부터 대출규제도 강화
무리하게 빚 안내는 무주택자 수도권 주택에 적극 관심을

내년 1분기까지 기다려야
美 금리인상 등 파장 예측 못해 기존 집값 더 떨어질 가능성
분양가도 하락 예상… 관망 필요


최근 주택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실수요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내년부터 대출규제도 강화돼 주택 구입 시점을 잡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이 4일 업계·금융계·학계 등 부동산 전문가 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2명이 '지금 집을 사야 한다'고 응답했고 4명은 '사면 안 된다'고 답했다. 16명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저마다 논리로 자기 주장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의 핵심은 내년에도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집값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 주춤하고 대출받기가 쉬운 올해가 내 집 마련의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사면 안 된다'의 핵심은 여러 변수를 고려해볼 때 내년 1·4분기 상황을 지켜본 뒤 집 매입에 나서도 절대로 늦지 않다는 것. 기존 주택값이 올해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배경이 깔려 있다.

◇전세난 지속…대출여건 좋은 올해 구입해야=지금 집을 구입해야 하는 이유로 전셋값 상승세 지속과 대출규제를 꼽았다. 내년에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서울은 전셋집이 부족한데다 입주물량도 많지 않아 전세 시장이 계속 불안할 것"이라며 "과도하지 않은 대출을 받는 무주택자라면 서울 지역에서 주택 구입을 적극 고려해도 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점도 주택 구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꼽혔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데 문제는 내년에 금융여건이 많이 바뀐다는 점"이라며 "금리가 올라가고 원리금 상환도 해야 하므로 어차피 대출을 받아 집을 산다면 올해가 내년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주택 구입지역은 집값 상승 여력이 있는 서울과 수도권 등으로 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문주현 MDM 회장은 "앞으로 집값이 많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특별히 빠질 이유도 없어 실수요자라면 집을 사야 한다"면서 "지역으로는 서울과 수도권이 괜찮고 신규 분양이나 재개발·재건축이 가능한 곳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등 불투명…내년 1·4분기까지 기다려야='사면 안 된다'고 답한 전문가들은 내년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 시행 등 주택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택 구입 시기를 조금 늦추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겨울 가장 큰 이벤트인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관리방안이 시장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들다"며 "내년 1·4분기 정도까지는 기다리면서 지켜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내년 초 주택 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과 대출심사 강화, 계절적 비수기 등으로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따라서 지금 집을 사기보다는 관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주택 가격 하락이 예상되므로 구입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게 이득이라는 전망도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내년에는 기존 주택 가격이 올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년 분양 시장도 올해보다 청약경쟁률이 낮아지면서 분양가 역시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재용·고병기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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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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