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한 열병식, 미사일 발사 없었지만 도발위협은 여전해

북한이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개최했다. 우려했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없었으나 북한은 탄두 형태가 개량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선보이고 소형 핵폭탄인 '핵배낭'을 멘 부대를 재등장시키는 등 여전히 군사적 위협 강도를 높였다.

중국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상무위원의 열병식 참석 등에서 보듯 북중관계 복원을 의식해 나름대로 자제된 모습을 과시하려 노력했으나 이날 열병식에서 북한 당국은 8·25 남북 고위급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호전적 집단임을 보여줬다. 북한 당국은 이날 하루 행사를 위해 한 해 예산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우리 돈 1조~2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어떤 형태의 전쟁도 다 상대해줄 수 있다"며 무력시위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북한 방송도 최근에 개량된 미사일과 300㎜ 신형 방사포 등을 공개하면서 "다종화·소형화된 전략 로켓들이 적의 아성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협박을 일삼았다.

김 제1위원장은 연설에서 '인민'을 수십 차례나 언급하면서도 김일성 시대부터 이어진 경제·국방 병진 노선을 재천명했다. 그러나 무력도발 위협과 민생안정이 같이 갈 수 없다는 점은 시간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의 어느 곳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환영 받지 못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대규모 군중을 동원한 국가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이번 열병식은 북한 체제가 말기로 치닫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해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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