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4분기 성장률 복병되나

지자체 재정집행기간 줄이니 새해 1~2월분 반영 안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집행 기한이 52년 만에 2개월 단축되면서 올 4·4분기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23일 기획재정부·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자체는 이듬해 2월 말까지도 전 회계연도의 재정을 연장 집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창출된 부가가치는 전년도 재정의 효과로 간주돼 4·4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반영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재정집행 기한이 12월31일로 2개월 단축된다. 올해부터 지방재정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정부는 "지자체 회계연도가 이듬해 2월로 중앙정부와 달라 분식회계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지자체 회계연도도 중앙정부와 같은 12월 말로 단축했다. 지자체 회계연도가 12월 말로 앞당겨진 것은 지난 1963년 지방재정법 제정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되면 1~2월에 투입된 지방정부 돈이 창출한 부가가치는 전년도 4·4분기가 아닌 그해 1·4분기에 반영된다. 지자체 재정을 집행할 수 있는 시간이 2개월 줄어들어 올 4·4분기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현재 지자체 재정집행률이 저조해 우려는 현실화할 수 있다. 15일 기준 연간 집행대상액은 301조6,000억원인 데 반해 집행액은 200조7,000억원(진도율 66%)에 불과하다. 한 분기당 평균 집행액(올 집행대상액 301조6,000억원/4)을 75조4,000억원이라고 하면 남은 기간에 집행될 총액은 276조1,0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계획보다 25조5,000억원이나 못 쓰게 된다. 이는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을 0.3%(전 분기 대비)까지 끌어내린 중앙정부 예산 불용액(17조5,000억원)보다 8조원이나 많은 액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지자체의 예산 집행을 독려하고 나섰다. 지자체 발주사업의 입찰기간을 대폭 단축(최대 40일→5일)하고 적격심사 기간도 줄이는 한편 지자체별로 법 개정 사안을 알려주는 설명회를 줄줄이 개최하고 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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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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