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자산관리 강화' 삼성생명, 유럽계 운용사 인수 추진

"수익률 끌어올리자" 물밑작업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이 자산운용업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계 자산운용사 인수를 추진한다. 삼성생명은 갈수록 떨어지는 운용수익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유럽의 경쟁력 있는 자산운용사 인수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그룹 최고위층도 금융사업과 관련해 '자산관리' 부문 강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유럽에 본사를 둔 중형 이상 규모의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복수의 인수후보 기업들을 선정한 후 회계사 등을 투입해 기업실사(DD) 작업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생명이 그동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보험사 인수를 검토한 적은 있지만 금융 선진국에서 자산운용사 인수를 타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영국 소재 IB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그룹 최고위층이 금융업을 키우려면 자산운용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판단 아래 삼성자산운용을 삼성생명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지만 해외 자산운용 역량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삼성자산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국내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해외 쪽은 상품 개발 능력이 뛰어난 유럽 운용사를 직접 인수해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그룹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사 수직계열화와 함께 자산운용 부문 강화에 나섰다. 삼성은 화재·카드·증권·자산운용 등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삼성생명으로 집중시켰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완전 자회사 편입은 자산운용업 강화를 통한 삼성생명의 성장성 제고와도 맞닿아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이 삼성생명으로부터 국내외 주식·채권만을 위탁 운용하는 현 시스템으로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의 격차를 단시간 내에 좁히기 어렵다"면서 "유럽계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면 유럽 지역의 글로벌 투자가들에 인기 있는 상품을 국내 투자가에 소개할 수 있고 반대로 국내 상품을 해외에 알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유럽 지역의 자산운용 강화를 위해 런던투자법인을 삼성자산운용에 이관하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실제 최근 이 법인은 영국 금융당국(FCA)으로부터 자산운용업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삼성생명이 완전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의 런던법인(가칭)을 통해 유럽 자산운용사를 인수합병(M&A)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영국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영국에서 자산운용사나 보험사를 인수하려면 까다로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법인 형태보다 자산운용업 라이선스를 가진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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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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