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새누리당 경제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 8차 회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파장이 주제였다.
강석훈 TF 단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금리 인상 시나리오로 매우 공격적인 시나리오, 중간적인 시나리오, 보수적인 시나리오가 있는데 향후 1년간 약 1%포인트 정도의 인상이 중간적인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12월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브리핑 자료를 내기도 했다. 지금껏 8번에 걸친 TF 회의에서 금리 인상은 수차례 테이블 위에 올랐고 그때마다 당정은 "정부가 잘 대비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16일 당정협의에서도 김용남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국내 경제에 영향력이 가장 큰 해외 리스크는 미국 금리 인상인데 충분히 예상된 것이라 (정부가 이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새누리당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우리 경제에 울리는 위기경보음에 응답하라 외치고 싶다"며 "미국이 9년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우리 경제를 걱정하는 소리가 커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우리 경제를 '한겨울의 토란' '혼을 잃은 호랑이' '거대한 양로원'이라고도 표현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회의에서 경제위기론을 펼쳤다. 원 원내대표는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메가톤급 대형 악재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김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일주일 전의 자신만만한 태도와는 전혀 다른 모양새다.
새누리당이 일주일 만에 말을 바꾼 까닭은 무엇일까. 쟁점법안의 직권상정 때문이다. 직권상정을 위해서는 '경제위기' '비상시'라는 것을 강조해야 하고 이를 위해 경제진단을 180도 바꾼 것이다.
/정치부=전경석기자 kada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