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중 증시 거래중단] 제조업 부진·위안화 절하·중동불안… 동시다발 악재에 '와르르'

PMI 예상치 크게 하회

경기 위축 지속 시그널에 성장률 25년래 최저 전망도

대주주 지분동결 해제

IPO 등록제로 전환도 물량 부담 우려 부추겨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올해부터 주식시장의 과도한 변동성 억제를 위해 서킷브레이커제도를 도입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증시가 일정 범위 이상의 급등·급락세를 보이면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시키는 제도다. 지난해 반복적으로 나타난 증시 급등락으로 곤혹을 치른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개장한 4일 중국 증시에서는 서킷브레이커가 두 차례나 발동됐다. 이날 오후1시13분(현지시각)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가 장중 5.05% 하락하면서 첫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15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CSI300은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7% 가까이 급락, 오후1시34분에 서킷 브레이커가 재발동돼 아예 장 종료 때까지 거래가 중지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서킷브레이커제도는 주식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에서 올해부터 도입된 것으로 CSI300이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 이상의 변동성을 보이면 주식거래는 15분간 중단된다. 또 장 마감 15분 전인 오후2시45분 이후 5% 이상 급등락하는 경우나 7% 이상 급등락할 경우에는 마감 시간까지 거래가 완전히 중단된다. 이날 중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국교 단절 등 중동의 긴장고조가 영향을 끼치면서 중국뿐 아니라 일본·대만 등 아시아 증시 폭락으로 이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장중 세 차례나 4% 급락세를 보이다가 6.85% 폭락한 3,296.66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선전성분지수도 8.19% 폭락한 2,119.90에 거래가 중단됐다. 상하이지수가 하루 7% 이상의 폭락세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8월25일 7.63% 하락 마감한 후 약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3.1% 폭락한 1만8,450.98을 기록했으며 대만 자취엔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68% 떨어진 8,114.26을 나타냈다.

새해 첫 거래일부터 중국 증시가 급락한 것은 여러 악재가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부진한 중국 제조업 지표가 영향을 미쳤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48.9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전월의 48.6보다 낮아진 것으로 경기가 계속 위축세를 보이고 있음을 나타낸다. 마사유키 오타니 일본증권 시장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이날 발표된 지표는 실망스러웠다"며 "중국 경기 둔화가 진행 중이라는 신호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에 발표된 중국의 공식 제조업 PMI 역시 49.7을 기록해 블룸버그의 전문가 예상치(49.8)를 밑돌았다. PMI는 기준치 50을 넘으면 경기확장을, 이에 못 미치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중국 안팎의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내는 등 올 한해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안화의 평가절하 추세가 계속되며 중국 내 자본유출 우려가 커진 것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503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2011년 5월 이후 4년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평가절하된 것이다. 중국 증권당국이 지난해 7월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해 실시했던 대주주의 지분 동결(매도 금지) 조치가 오는 8일부터 풀리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일부에서는 연초에 그동안 밀린 매도세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다 올해부터 중국 증시가 기업공개(IPO)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는 것도 물량 부담 우려를 가중시켰다.

이날 중동발 불안이 확산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아파 지도자를 포함해 테러 혐의자 47명을 집단 처형한 데 이어 3일 이란과의 외교 단절을 선언하면서 중동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하오홍 교통은행 시장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서 중국 증시 하락세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며 "더 많은 투자자들이 초조해지면서 주식을 앞다퉈 팔려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김현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