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7년만에 판매목표 낮춘 현대차

작년보다 7만대 줄어든 813만대

"세계 톱5 도약위한 질적 성장 원년"


현대·기아자동차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이후 7년 만에 연간 판매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03년 신년사를 통해 최초로 연간 글로벌 판매목표를 발표한 후 해마다 목표치를 늘려왔고 2009년에는 시장 상황이 워낙 불투명해 판매 목표 자체를 잡지 않았다.

올해 판매목표는 전년 대비 7만대 줄어든 813만대로 설정했는데 그만큼 글로벌 시장 상황이 어둡다는 뜻이다.

정 회장은 4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그룹 임직원들이 참석한 '2016년 시무식'에서 올 한 해를 "자동차산업 구조적 변화의 시기"라고 지적하며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813만대를 생산·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8년 기아자동차 인수 이후 줄곧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양적 성장을 이어온 현대·기아차는 2016년을 '질적 성장의 원년'으로 삼았다.

정 회장이 목표치를 낮춘 이유는 갈수록 자동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양적인 성장 대신 '800만대'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질적인 측면을 강화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 판매목표는 813만대로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질적 향상이 더욱 중요하다"며 "뛰어난 딜러 역량과 세계적 수준의 R&D 강화로 목표 대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당초 목표로 삼았던 820만대보다 못 미치는 801만대를 전 세계에서 판매했다.

내수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한 수입차들의 공세 속에서 판매강화를 통해 안방은 사수했지만 중국 등 주요국은 물론 신흥국까지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2014년 이후 2년 연속 '800만대 판매'를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새해에 세운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현대·기아차는 2003년 '글로벌 328만대 판매'를 목표로 삼은 후 줄곧 목표치를 확대해왔다. 2009년에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고 판단, 판매 목표를 발표하지 않은 바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목표치보다 60만대 모자란 420만대를 파는 데 그친 여파가 작용했다.

정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렇게 짧은 기간에 연간 판매 800만대를 달성하며 전 세계 5번째 자동차 생산국이 된 것은 역사적으로 보통 50년, 70년은 돼야 가능하다고 봤을 때 전례에 없는 일"이라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또한 "지난해 판매실적이 801만대였지만 우리 차의 성능이 향상된 것은 틀림없고 30~40년 경력의 딜러들도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알아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관련기사



박재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