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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 경제학회] 피셔 "미국 자산 버블 커지면 긴축속도 빨라질수도"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의 자산 거품이 커질 때는 통화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피셔 부의장은 이날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 강연에서 "모든 금융 시장을 포함해 경제 전반의 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높다고 생각되면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한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 버블을 막기 위한 최초의 수단은 단기금리 조정보다는 거시건전성 조치"라면서도 "미국은 대출 규제 등 금융 시장 과열을 진정시킬 수단이 마땅치 않거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 미 금융 시장의 수준이 거품인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금융 시장이 과열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피셔 부의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느릴 것이라는 점을 또 한번 시사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서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자산 거품 가능성이 커지는데도 연준의 첫 금리 인상이 너무 늦었으며 추가 금리 인상이 더 빨라질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피셔 부의장은 "균형 실질금리가 제로 수준 가까이에 있고 앞으로 오직 점진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속적인 총수요 약화와 생산성 성장 둔화의 여파로 균형 실질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어 금리 인상을 서두르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해 12월의 금리 인상은 성공적이었다"며 "경기 부양과 균형금리 상승을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대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연준 인사들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옐런 의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AEA 연차총회에서 "장기적인 적정 금리가 여전히 제로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지난해 12월 회의 때 마음 편하게 금리 인상 결정을 완전히 지지했다"며 미 경기 회복세에 대해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올해 미 성장률이 2.5~2.75%로 지난해 1~9월의 2.25%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샌프란시스코=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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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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