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밀려오는 외국 로펌… 법률시장 경쟁 심화… 변혁·신뢰회복·인재육성에 올인

■ 로펌 대표들이 말하는 새해 법조계 화두는

외국로펌과 협력 확대하고 동남아 등 해외진출 가속화

사회공헌·눈높이 서비스로 법조계 신뢰 회복 나서야

올 한해 표현하는 사자성어 우직지계·지풍지자 등 꼽아



"시장 개방과 변호사 급증 등에 따른 시장 변화와 법조계에 대한 신뢰 회복이 새해를 관통할 키워드로 떠오를 것입니다." (김성진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 변호사)

"새로 등장하는 법조인력을 분야별로 어떻게 육성해 국제 경쟁력을 키울지가 올해 주요 이슈입니다." (김재훈 법무법인 광장 대표 변호사)

올해도 변호사 시장환경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앤장, 광장, 태평양, 율촌, 세종, 화우 등 '국가대표' 법무법인(로펌)을 이끄는 대표 변호사들은 병신(丙申)년 새해 화두로 '변화'와 '경쟁력 강화', '인재 육성' 등을 꼽았다. 해마다 변호사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법조계 판도 변화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변호사 시장 완전 개방'도 한 해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법조계에 대한 국민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일면서 법조계 전반이 위기에 빠졌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4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6대 로펌 대표변호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주요 로펌들은 병신년 새해를 '변혁의 한해'로 정의했다. 이미 30여 개 외국 로펌이 국내에 진출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로펌들이 '국내 법조시장 100% 개방' 등으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기 침체라는 한파를 변호사 시장이 피해갈 수 없다는 점도 올 한해 국내 법조계가 '환골탈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았다.

해결책으로는 '정면돌파'를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앞으로 밀려오는 외국 로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과 제휴 등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변호사 시장 경쟁에 대해서는 전문성·서비스 질 향상·인재 육성 등으로 맞서야 '생존'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재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최근 발표된 3·4분기 블룸버그 M&A 리그 테이블을 보면 법률자문 상위 20곳 가운데 14개를 외국 로펌이 차지할 정도로 이미 외국 로펌은 국내 자문시장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 질 향상과 더불어 외국 로펌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는 "현재 외국 로펌과의 협력·경쟁을 선별적으로 시도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 등지에 대한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로펌 대표들은 사법 제도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이자 핵심 키워드로 '사회공헌'과 '눈높이 서비스'를 제시했다. 법조인들이 전문 지식과 엄격한 직업윤리를 바탕으로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의무가 있는 만큼 이를 충실히 이행하고 의뢰인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로 가까이 다가서야만 신뢰 회복의 기틀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는 "법적 절차가 국민 기대만큼 투명하게 운영되지 못한데다 충분한 설명조차 이뤄지지 않고 결과만을 보고 잘잘못을 따지는 경향 등이 사법 불신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로펌 업계가 국민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법령이나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절차와 결과 등을 설명할 때 사법제도의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임승순 법무법인 화우 대표 변호사는 "윤리성을 구성원 변호사 모두에게 강조하고 있다"면서 "로펌에 대해 공익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사회공헌활동 강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 한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노력·여유·자기 성찰 등의 뜻을 담아 각각 우직지계(迂直之計)와 지풍지자(知風之自), 역지사지(易地思之) 등을 제시했다. 시절이 어려울수록 스스로 가다듬고 꾸준히 노력해야 성공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고 급할수록 돌아가는 여유를 가져야 지금의 위기와 갈등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로펌 대표들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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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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