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거치식 막차 타자"… 주담대 한달새 4.2조 증가

실수요자 원금분할 상환 부담… 당국 대출 옥죄기 본격 시행전

현행 방식으로 대출 받기 늘어… 12월 4대은행 잔액 282조

은행권 '절판 마케팅'도 한몫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과 집단대출 수요 감소로 잠시 주춤했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지난해 12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자만 먼저 내고 원금은 차후에 갚는 거치식 주담대가 다음달 사실상 퇴출되면서 원금분할상환 방식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현행 방식의 대출에 막차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국내 4대 은행의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조사한 결과 총 282조3,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에 약 4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직전 월 증가액이 2조6,000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4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4대 은행 주담대 잔액 증가는 리딩뱅크인 신한은행과 통합 후 영업 부문에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KEB하나은행이 이끌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11월 주담대 잔액이 59조1,000억원에서 한 달새 60조4,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가량 늘었으며 하나은행도 한 달새 1조5,000억원가량 증가한 5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주담대 규모가 지나치게 늘었다고 판단, 금리 인상 등으로 속도 조절에 나서 증가액이 1조원 미만에 그쳤다.

이같이 주담대 잔액 증가폭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가 본격 시행되기 전 대출을 받은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다음달부터는 은행 대출시 타 금융권에서의 대출 정보를 합산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통해 대출 규모를 결정하고 신규 주택 구입시에는 원금을 이자와 함께 상환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2금융권에 대출이 있거나 거치식 대출을 선호하는 가계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은행들의 이른바 '절판마케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경제신문이 시중은행 대출 창구를 둘러본 결과 "2월부터는 주담대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거나 "미국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전에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식의 권유가 많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주담대 잔액 증가는 소득 증빙이 어려운 자영업자나 빚을 여러 곳에 지고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한 대출 수요 확대 외에 올 하반기 집중됐던 집단대출의 중도금대출 실행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올 들어서도 2영업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주담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이달 주담대 규모는 전달보다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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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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