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IT업체 손잡고… 경쟁사와 합종연횡… 완성차업계 '재조립'

자율주행차·스마트카 개발 등 업종·적대관계 허물고 협력

미래시장 선점에 가속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정보기술(IT) 업체와의 협력강화는 물론 적대관계에 있던 경쟁사와도 손을 잡으며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전통적 자동차 제조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자동차 업체들은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업종은 다르지만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IT업체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시장 선점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와 도요타는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자동차 대시보드에 장착되는 차량제어용 스마트 시스템을 구글과 애플 등 IT업체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와 혼다가 애플의 '카플레이'를 채택하기로 하는 등 IT업체들은 빠르게 차량용 스마트 시스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포드와 도요타가 개발하는 소프트웨어의 명칭은 '스마트디바이스링크(SDL)'로 음성인식 기능 등을 탑재해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브랜드 특성에 맞는 대시보드 디자인이 가능하고 소비자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포드 관계자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면 구글과 애플의 영향력이 작은 중국 시장을 선점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프랑스 푸조를 비롯해 일본 혼다·스바루·마쓰다 등과도 SDL을 기술표준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 간 합종연횡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아우디·메르세데스벤츠·BMW 등 독일 완성차 3사는 공동으로 핀란드 노키아의 지도 서비스 '히어(here)'를 인수했다. IT공룡들의 공격적인 스마트카 사업 진출에 위협을 느낀 3사는 힘을 합쳐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1위 완성차 업체 GM은 차량 제조와 무관한 애플리케이션 업체에 통 큰 투자를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GM은 미국의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에 5억달러(약 5,938억원)을 투자해 파트너십 관계를 맺었다. 향후 차량공유 서비스와 자율주행차가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하고 거액을 쓴 것이다. 파트너십을 통해 리프트의 우선 차령 공급자 자격을 획득한 GM은 리프트 운전자들이 GM 차량을 할인된 요금으로 빌릴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두 업체는 또 장기적으로 도시 거주자들이 리프트 앱으로 GM의 자율주행차를 호출해 타고 갈 수 있는 '무인 콜택시' 군단을 만들 계획이다. 댄 애먼 GM 사장은 "전통적인 자동차 소유 모델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5년간 이동수단의 변화는 최근 50년간의 변화를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 업계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주목받은 메리 배라 CEO는 이날 GM의 새 회장으로 선출됐다. GM 이사회는 성명에서 배라 CEO가 회장직을 겸하도록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즉시 전임 회장인 팀 솔소를 대체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2년 전 자동차 업계 최초 여성 CEO에 오른 그는 이번에 여성 총수에까지 올라 업계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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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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