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CES 2016 개막] 테슬라 넘보는 BYD 첨단 융복합 주두권도 중국으로

'중국 첨단기술 굴기' 어디까지 왔나

가전·TV·모바일 분야 이어 로봇·스마트홈도 한국 위협

칭화유니그룹·XMC 등 메모리반도체 진출 눈독

시스템 반도체 기업 '톱50' 中 9곳 비해 韓 단 1곳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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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전기자동차 기업인 패러데이퓨처 관계자가 4일(현지시간) 'CES 2016'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북쪽홀에 마련된 전시관에서 전기차 콘셉트카인 'FFZERO1'을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패러데이퓨처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가전기업들은 지난 2000년대 초 TV 시장의 패러다임이 평판 TV로 바뀌면서 일본 업체들을 대신해 전 세계 전자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15년도 채 되지 않은 2016년 현재 이제는 거꾸로 중국이 한국을 대신해 나가는 양상이다. 기존 가전·TV와 부품 분야는 물론 미래 주력 사업으로 성장할 스마트홈·스마트카 등 첨단 융복합 분야마저 밀리면서 한국 산업계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

당장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6에 참여하는 양국 기업의 규모만도 엄청난 차이다. 중국은 전체(3,600여개)의 3분의1에 가까운 1,120여개 기업이 CES에 전시관을 꾸린다. 반면 올해 참여하는 한국 기업은 100여곳에 불과하다. CES 2016 참석차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한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은 숫자도 매년 불어나지만 분야도 갈수록 풍성해지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빼면 주목받을 만한 기업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형편"이라고 했다.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15억명에 이르는 거대 소비시장을 기반으로 TV와 생활가전·모바일 분야에서 한국 기업을 따라잡았다. 이제는 그 추격의 범위를 스마트홈과 로봇·드론 등 차세대 성장산업까지 넓혀가고 있다. 특히 내로라하는 중국의 정보기술(IT)·자동차 기업들은 첨단 융복합 산업의 종합이라 할 만한 스마트카 분야에서도 한국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미 화웨이는 저가형 스마트폰 브랜드 딱지를 떼고 삼성전자와 경쟁할 수 있는 고급형 스마트 기기 제조사로 이미지를 탈바꿈했다. BYD 같은 중국 브랜드는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전기차 업체로 변모하고 있다. 하이얼은 올해 CES에서 이동형 냉장고 로봇을 선보이는 등 첨단 로봇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기술적으로 앞선 제품까지 속속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칭화유니그룹이나 XMC 등은 한국의 마지막 보루인 메모리 반도체 진출마저 노리고 있다.

여기에 시스템 반도체처럼 고부가 지식산업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이 확실히 우위를 점하면서 한국의 지식 기반 산업이 고사위기에 처했다는 암울한 전망도 많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전 세계 50대 시스템 반도체 기업 중 9곳이 중국 업체지만 한국은 단 1곳에 불과하다.

물론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실질적으로 스마트 IT·자동차 융복합 산업에서 갖가지 청사진을 늘어놓고 있을 뿐 실제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 수준이 과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막대한 자본과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빠른 속도로 기술력을 키우는 것은 분명한 양상이다. 2014년 세워진 페러데이퓨처의 경우 자웨팅 회장이 지원한 자금규모가 12억달러(약 1조4,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두는 자율주행차 개발과 관련 실리콘밸리 센서기업인 벨로다인과 협업하는가하면 구글 등지에서 근무한 핵심 인력을 적극 영입하는 형편이다. 국내 한 전문가는 "중국의 기술인력 규모는 중국 내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수십만의 중국계 인재들까지 합쳐야 정확한 숫자"라면서 "해외 정상급 기술인재들은 중국 정부·기업이 부르면 언제든 귀국할 태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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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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