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어려움 함께하면 결실도 공유한다는 한미약품 회장

기업이 어려울 때 회사와 직원은 한몸이라며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위기극복 후 성과가 났을 때 그 결실을 실제 직원들과 공유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것도 대주주가 자신의 자산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사례는 더욱 그렇다. 이처럼 보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 새해 업무 첫날인 4일 전해졌다.

한미약품은 이날 임성기 회장이 그룹 임직원 전원에게 자신이 보유한 1,100억원 상당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90만주를 무상 증여한다고 발표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직원 1인당 평균 4,000만여원이 돌아간다. 여기에 200%의 성과급까지 지급할 예정이라니 직원들은 두둑한 새해 선물을 받게 됐다. 모처럼 노블레스오블리주 실천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하다.

임 회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고난의 시기를 함께 이겨낸 임직원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한미약품 임직원의 행적을 되돌아보면 그의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급격한 영업환경 악화와 약가 일괄인하 등의 여파로 한미약품은 201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가 났다. 매출은 떨어지는데 비용은 계속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면 임직원의 동요와 이탈이 일어날 법한데 오히려 연구개발(R&D)에 힘을 보태기 위해 임금을 동결했다. 임 회장이 왜 "직원들에게 고마운 동시에 마음의 빚을 느꼈다"고 말했는지 이해할 만하다. 직원들의 희생에 화답해 회사는 한눈팔지 않고 R&D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최근 5년간 매출의 15%를 넘게 쏟아부었을 정도다.

이처럼 노사가 똘똘 뭉쳤으니 큰 성취를 이뤄낸 것은 당연한 결과이지 않겠는가. 지난해 글로벌 제약업체와 총 7건, 8조원에 달하는 신약개발 기술 수출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미약품 스토리는 국내외 악재에 직면한 우리 기업에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에 충분하다. 신뢰를 바탕으로 노사가 힘을 합치면 이겨내지 못할 난관은 없다. 새해에는 제2·제3의 한미약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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