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두산 2600억 넘는 자사주 소각한다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 기대


두산이 앞으로 3년간 최소 320만주 이상의 대대적인 자사주 소각에 나선다.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사주를 매각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고 최근 6년 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두산은 6일 "올해부터 최소 3년간 발행주식 수의 5%(약 106만주)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년 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 관계자는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고 계열사의 재무적 어려움으로 ㈜두산의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며 "중장기 자기주식 소각 계획을 사전에 시장에 알려 투자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두산의 발행주식 수는 총 2,127만888주이며 ㈜두산은 이 중 28.16%인 599만128주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연간 소각 대상은 약 106만주로 5일 종가(8만3,000원) 기준 약 883억원 규모다. 이를 최소 3년간으로 환산하면 320여만주(약 2,648억원)로 현재 보유한 자사주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주식 소각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확정하고 실행할 예정이며 실행 시점에서 추후 재공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두산이 면세점 사업 등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자사주를 시장에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에 부담을 줬다. 실제 두산은 이날 오전 한때 전일 대비 3.37% 내린 8만200원에 거래되며 최근 1년 내 가장 낮은 가격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의 자사주 소각 방침이 발표된 직후 주가는 1% 넘게 상승 반전했다가 북한의 4차 핵실험 여파가 주식 시장을 짓누른 탓에 전날보다 0.12% 하락한 8만2,900원에 마감했다.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계열사의 사업부문 매각이 아직 진행 중인데다 구조조정 비용 등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유동성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그룹의 중장기적 주주 가치 제고 의지는 긍정적"이라며 "이번 자사주 소각 방침이 두산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을 축소하고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두산이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섰던 2012년 당시와 달리 지금은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져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이 낮다"며 "더욱이 자사주 소각 일정이 향후 최소 3년간에 걸쳐 이뤄져 중장기적으로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혜진·김현상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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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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