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력기업들은 국내 경제가 최소 2~3년 뒤에나 회복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기업 경영을 가늠하는 가장 큰 변수로는 중국의 경기침체를 꼽았다.
중국 증시가 불안하고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급속히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셈이다.
기업들은 북한 핵실험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지만 투자와 고용은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 같은 결과는 7일 서울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전자·자동차·철강·조선·석유화학·유통·정보기술(IT) 등 주요 제조기업 79곳을 대상으로 한 '2016년 기업경영 전망 및 기업투자지수'에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올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중국 경제성장 둔화(23.1%)를 첫손에 꼽았다. 가계부채 증가(21.7%)와 소비부진(17.5%)이 뒤를 이었고 투자위축(14.7%)도 주요 변수로 평가했다.
세계 경제 불안요인에 대한 질문에서도 중국 경기부진이 29.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에 이어 미국 금리 정상화(21.1%)와 신흥국 경제불안(18.4%) 순이었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의 경우 절반이 넘는 52.7%가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좋아진다'는 응답은 6.8%에 불과했다.
중국 경기 부진 탓에 국내 경기회복은 '2018년 이후'라는 답이 43.4%로 가장 많았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대 초중반으로 점치는 업체들이 약 70%에 달했고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현수준인 1,100~1,2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20~30달러대의 저유가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설문기업의 절반(48.7%)은 노동개혁 법안과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등을 처리하지 못한 국회에 D와 F학점을 줬다. A학점을 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기업들은 또 개혁이 시급한 곳으로 정치권(44.6%)을 뽑아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는 정치권 개혁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전망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기업들의 투자실적은 개선되고 투자의욕도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조선과 건설 산업에 대한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필·유주희·임진혁기자 susop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