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자동차-집 통합솔루션 잇달아… '스마트 시티' 구상 빨라진다

스마트카 일상화 되면

사고·정체·환경오염 줄고 車에서도 집안 기기 조종

완전한 자율주행차 상용화… 안전규제기준 등 선행돼야

7일(현지시간 6일) 'CES 2016'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폭스바겐 전시관에서 참관객들이 폭스바겐이 공개한 전기차 콘셉트카 '버디(BUDD-e)'를 보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권대경기자

"운전자 시야의 사각지대 때문에 매년 도로에서 대형 차량에 치여 죽는 사람이 60만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야를 보완해주는 센서 기술을 써서 더욱 안전한 도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6 패널토론이 열린 8일(현지시간) 켄트 라슨 미 MIT 교수는 이스라엘 기업 모빌아이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모빌아이는 'CES 2016'에서 '실드 플러스' 서비스를 전시했다. 실드 플러스는 대형 차량에 갖가지 센서를 부착해 운전자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보행자나 생명체를 감지하고 경고하는 솔루션이다. 모빌아이는 실드 플러스를 도시 교통 시스템 전반에 확대시키면 더욱 안전한 도로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카 기술이 날로 진보하면서 스마트카를 넘어서 '스마트시티'의 구상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연결성(Connectivity) △전력화(Electrification) △자율주행(Auto-driving) 등 3대 축을 토대로 한 스마트카가 일상화되고 도시 정부가 이를 통합 운용할 수 있을 때 교통사고와 배기가스 배출은 줄면서 교통의 흐름은 더욱 빨라진다는 것이다.

곧 도시가 좀 더 쾌적하며 안전한 스마트공간으로 변신한다는 구상이다.

CES 2016 현장에서 만난 글로벌 기업의 꿈은 단순히 도로를 무인 주행하는 친환경 스마트카의 개발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올해 정보기술(IT)·자동차 기업들은 스마트카와 스마트홈을 연결한 솔루션을 속속 내놓았다.

LG전자는 폭스바겐과 협력해 달리는 차 안에서 집안 기기를 조종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포드는 아마존과 제휴해 유사한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퀄컴 역시 스마트홈과 스마트카의 통합 시스템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은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해 다수의 스마트카와 스마트홈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각국 정부 역시 스마트시티의 구상에만 머물지 않고 속속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미국 연방 교통부는 현재 전국 도시들을 상대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공모하고 있다. 오는 2~3월께 발표될 선정도시는 4,000만달러(약 48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스마트시티로의 변신작업을 실천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독일 베를린·함부르크 등지에선 스마트카 쉐어링 제도를 도입해 도시 교통수단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면서 교통량도 감소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시민들이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인근에서 공유할 수 있는 전기차를 찾아 원하는 목적지까지 운전하는 제도다. 특히 함부르크는 시스코와 손잡고 스마트항만 프로젝트도 추진해 항만운영비 75% 절감, 항만 운영에 필요한 서버를 기존 242대에서 48대로 감소하는 효과도 올렸다. CES 2016 패널토론에 참석한 앤서니 폭스 교통부 장관은 "기술 융복합 시대에 행정가들이 해야 할 일은 '바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라며 "스마트카 시대가 만개한 만큼 우리는 '그 너머'를 내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스마트시티의 실현까지는 장애물도 많다. 스마트카의 기술발전을 보장하면서도 시민들의 생명을 담보할 수 있는 규제의 적정수준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자율주행하는 스마트카를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인식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무엇보다도 스마트시티의 실현은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언제쯤 상용화할지에 달려 있다. 일반에 공개된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차량을 A지점부터 B지점까지 자율주행한다든지 원격으로 주차하는 정도는 가능하다. 그러나 복잡한 도로상황에 대응하며 운전자를 안전하게 시작부터 끝까지 데려다 줄 기술은 요원하다. 전문가들은 테라바이트 단위의 막대한 데이터를 순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지능형 컴퓨터가 등장해야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량 부품기업 로버트보쉬의 폴크마르 데너 회장은 CES 패널토론을 통해 "적어도 10년 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를 도로에서 보기란 어려울 것"이라면서 "단계적으로 기술적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2018년께는 복잡하지 않은 고속도로 주행이나 원격 주차가 가능한 자동차가 현실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특별취재반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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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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