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오바마, 국정연설에 시리아난민 초청…테드 크루즈 불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마지막 국정연설을 시리아 난민 출신 미국 정착자가 지켜보게 됐다.

워싱턴포스트와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은 지난달부터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시리아 출신 레파이 하모가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의 초청장을 받았다고 10일(현지시간) 전했다. 폭격으로 아내와 딸을 잃고 나머지 자녀 4명과 함께 2013년 시리아를 탈출한 하모는 “나중에 미국 시민이 되면 미국을 강하고 훌륭한 나라로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국정연설 초청 소감을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에 시리아 난민을 초청한 데 대해 야당인 공화당 대선주자들이 안보를 빌미삼아 난민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심지어 모든 무슬림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한 정면대응 성격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육군 레인저스쿨에 참가해 최종 수료한 3명의 여성 중 한 명인 리사 재스터 소령도 국정연설에 초대받았다. 발레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재스터 소령과 다른 참석자들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모든 종류의 장벽을 깨고 각자의 꿈을 이룬다는 점을 보인다”며 재스터 소령을 초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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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대선 가도를 달릴 때 인연을 맺은 사람들도 미셸 여사의 손님 자격으로 국정연설을 참관할 예정이다. 2007년 6월 ‘분발하자, 준비됐다’(fired up, ready to go)는 구호를 처음 외쳤던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우드카운티 행정위원 에디스 차일즈, 2008년 2월 대선주자 오바마에게 베트남전 참전 기장을 전달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했던 호텔 경비원 얼 스미스가 그들이다. 베트남전에 간호사로 참전했다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앓으며 장기간 노숙 생활을 했던 신시아 디아스도 국정연설 때 미셸 여사의 손님이 될 예정이다.

그러나 올해 국정연설 초청자 명단과 관련해서는 ‘빈자리’로 남을 미셸 여사의 옆자리가 가장 주목받을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초부터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총기폭력 방지를 강조하기 위해 총기폭력 피해자들의 몫으로 빈자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국정연설의 대통령 초청자들이 알려지는 가운데, 대선에 출마한 상원의원들 중 테드 크루즈 의원이 국정연설 불참 의사를 밝혔다. 크루즈 의원 선거운동본부의 릭 타일러 대변인은 댈러스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연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크루즈 의원)는 뉴햄프셔 주에서의 선거운동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일러 대변인은 크루즈 의원이 “뉴햄프셔 주에 있든 국정연설이 열리는 하원 본회의장에 있든 대통령의 연설에 똑같이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현역 상원의원 출신 대선주자들 중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의원과 랜드 폴 의원, 그리고 민주당 주자로 나선 버니 샌더스 의원은 국정연설에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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