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눈 씻고 봐도 새 인물 보이지 않는 여야 인재영입 경쟁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가 4·13 총선을 겨냥해 경쟁적으로 인재영입에 나서고 있다. 보수성향의 새누리당은 물론 더민주도 주류인 486 운동권 출신 인사를 배제하는 대신 중도성향의 인사 영입 폭을 확대하고 있다. 10일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연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가칭)'도 중도성향 전문가 그룹에 대해 적극적 구애에 나서고 있다. 어느 때보다 정치판의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의 표심을 간파한 정치 행보지만 문제점 또한 많아 보인다.

우선 새 인물에 걸맞은 참신성과 전문성이 눈에 띄지 않는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가 10일 새로 소개한 6명의 정치신인 모두 방송사의 시사 프로그램 단골 출연 경력이 있는데다 그중 4명은 변호사다. 분야별 전문가라기보다 방송·정치전문가를 새로운 인물로 포장했다는 비판이 당내에서조차 나오는 이유다. 더민주도 비슷한 사정이며 앞으로 영입 예정인 사람들도 종합편성채널 등에서 진영논리를 대표했던 인물을 핵심으로 기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의 인재 영입 모양새 갖추기는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과 자기모순의 대표적 사례다. 여야 모두 선거법 협상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으면서 고의적으로 선거구 획정을 지연시켜 사실상 '정치신인'의 출현을 구조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신인들이 자신들이 뛰어야 할 선거구가 어디인지조차 모르게 만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당이 주도해 인재 영입에 나서는 모양새를 연출하는 것 아닌가.

사람을 바꾸지 않고는 정치개혁과 유권자의 표심 얻기가 성공을 거둘 수 없다. 그래서 여야는 경선에서 여론조사 비중을 확대하고 의정활동 불성실 현역 의원에게는 공천 불이익을 주는 등 '사람의 물갈이'에 명운을 걸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신인의 자연스러운 진입을 막고 한쪽에서는 진정성 없는 인재 영입에 몰두한다면 여야 모두 이번 4월 선거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