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중국발 환율 공포는 과장됐다

오승훈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마켓전략실장

오승훈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새해 전 세계 금융시장은 중국에서 시작된 충격에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 제조업 지수 부진, 대주주 지분 매각 금지 해제에 따른 수급 불안, 가파른 위안화 약세 등이 종합적으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중국 정부가 대주주 지분 매각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마련하면서 수급 불안 문제가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불안심리가 빠르게 가라앉지는 않고 있다. 경기부진과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남아 있는 탓이다.

중국 정부는 환율 개혁을 꾸준히 추진했다. 지난해 8월 위안화 고시환율을 시장환율(전일 현물·환율 종가)에 맞춰 고시하도록 체계를 바꿨다. 이어 지난해 12월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 이후에는 무역 비중을 고려해 13개국 통화로 이루어진 새로운 환율 지수를 도입했다.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 조치와 맞물려 위안화 약세 속도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올해 들어 금융시장이 더욱 불안해지면서 위안화 약세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됐다.

시장이 이렇게 전개되자 중국 정부는 딜레마에 빠졌다. 환율시장 개혁을 위한 조치가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투자자는 위안화 개혁 조치보다 중국 정부의 금융시장 통제력이 약해지고 있는 점을 더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실제 지난 8일 중국 위안화 고시환율은 전일보다 낮게 발표됐다.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의 자세가 환율의 안정성을 높이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11일에는 홍콩 은행 간 위안화 금리가 13%대로 급등하면서 신용경색 우려까지 제기됐다. 자금경색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중국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또 충격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홍콩 은행 간 금리 급등은 중국 정부의 역외환율 개입에 따른 위안화 부족 현상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투기자금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환율 안정화 조처를 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상하이 은행 간 금리시장은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일단 위안화 약세를 가속하려는 시장의 힘과 환율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중국 정부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진행될 것이다. 중국 정책당국의 환율 안정화 의지가 강해진 만큼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은 연초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또 경기둔화에 따른 근본적인 위안화 약세 압력을 낮추기 위해 오는 19일로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 발표에 앞서 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 연초 이후 중국에서 시작된 금융시장 변동성 공포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적극적 대응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안정성에 무게를 둔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다.


관련기사



지민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