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잡음 많았던 음원시장 소통·상생 활발해지나

카카오 품에 안긴 로엔 경영방식 관심

로엔, 나홀로 음원추천제 유지… 시장 비판 목소리에 눈감아와

IT 선도 카카오 DNA 이식해 신뢰받는 기업으로 바뀔지 주목

카카오의 품에 안긴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가 그간의 단기 수익에만 집착하는 독불장군식 경영 행태에서 벗어나 장기적 안목을 갖고 시장을 선도해 나아가는 기업으로 거듭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엔은 음원 유통업계 1위라는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로 지목받아온 음원 추천제 등을 고집하는 등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음원 추천곡중 절반 넘는 부분이 자사가 매입한 음원이어서 건전한 유통 거래를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여 비싼 값에 팔아야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에서 비롯되는 경영 행태로 분석됐다. 하지만 로엔의 주인이 사모펀드에서 전략적 투자자인 카카오로 넘어가면서 보다 소비자 친화적인 경영으로 바뀌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카카오는 로엔을 1조8,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로엔의 주인이 홍콩계 사모펀드 스타인베스트홀딩스리미티드에서 카카오로 바뀌는 것이다. 이 홍콩계 펀드는 지난 2013년 7월 SK플래닛 등으로 부터 2,872억원에 로엔의 지분을 사들인 이후 2년 반 만에 카카오에 1조8,700억원이 라는 거액에 로엔을 재매각한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음원사업자들은 음원 차트의 공정성을 위해 '끼워팔기형' 음원 추천제를 자진 폐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로엔이 보유한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음원 플랫폼 멜론만이 음원 추천제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가 인수하면서 이같은 행태에 모종의 변화가 올 것으로 일각에서 관측되고 있다. 카카오는 로엔을 인수하며서 게임 등 기존의 콘텐츠와 음원 등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해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음원 경영 행태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실제 국제 음원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애플의 음원 플랫폼인 아이튠스는 음원 추천제 등 시장 질서에 왜곡을 가져올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지않다.

이에 앞서 한국음반산업협회·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6개 음악인 단체가 지난해 말 '온라인 음악 서비스사의 추천곡 제도 폐지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의 음원 추천제 폐지 압박이 거세지자 로엔은 문제의 본질을 피해가는 애매한 개선안을 내놓아 더욱 비난을 받았다. 로엔이 내놓은 개선안은 '개인형 큐레이션 추천 서비스' 도입과 '전체 듣기 기능 삭제'다. 음원 사이트들이 실시간 순위차트 가장 위에 추천곡을 올려놓고, 이용자들이 이 차트 전체듣기를 하면 추천곡이 자동재생돼 '끼워팔기'라 비판받은 부분을 해결하겠다는 것이지만 본질은 로엔의 '자의적' 기준에 따른 추천이 문제다. 또 업계에서는 로엔의 경우 전체 추천곡에서 자사가 유통하는 음원을 추천하는 비중이 5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했던 것. 또 로엔의 추천을 받기 위해 연예 매니지먼트사들은 로엔의 눈치만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인화된 큐레이션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로엔이 추천한 곡을 포함해 전체 듣기로 음악을 들어온 이용자들의 이용 패턴을 분석한다고 해도 이미 그 데이터에는 로엔 추천곡이 다수 포함됐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개인화된' 큐레이션이라는 것도 의미가 없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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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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