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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주의 확대는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목표입니다. 영업의 영웅들이 현장에서 고객 관리를 혁신하면 기존 (은행 시장의) 판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함영주 KEB 하나은행장이 영업 현장에서 성과가 탁월한 말단 행원들을 파격적으로 승진시키며 올해 KEB 하나은행이 고객을 향한 혁신을 시도할 것임을 선포했다. KB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에 비해 부족한 '활동고객 수'를 늘리기 위해 철저한 성과 중심의 인사 문화를 도입,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직원들에겐 출신과 직책에 관계없이 파격적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상고 출신 은행장'이자 영업통인 함 행장이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함 행장은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KEB하나, New Start 2016!' 행사를 개최하고 탁월한 영업성과를 거둔 행원급 직원 6명에게 '마케팅 영웅'이라는 칭호와 함께 행원급 특별 승진을 단행했다. 행원에서 책임자로의 특별 승진은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 창립이래 처음 있는 일로 일부 행원들은 승진기한이 4~5년이나 단축되는 파격적인 혜택을 받았다. 기존에 금융권에서도 책임자에서 지점장 등으로 발탁인사는 있었지만, 행원에서 책임자로의 특별 승진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함 행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통합은행 출범과 함께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은행 창구 현장에서 고객을 위해 묵묵히 일했던 직원들에게는 보상을 해주는 한편 다른 직원들에게도 도전의식과 꿈을 주고 싶었다"고 인사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KEB하나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구조적으로 열악하거나 취약한 부분을 단숨에 뛰어넘기는 쉽지 않지만 맨 처음 기본으로 돌아가서 '고객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해 뛰겠다는 정신을 가진다면 분명 판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승진한 대전 대흥동 지점의 이모진 과장은 2002년 단순 계약직 아르바이트 신분으로 은행에 들어왔다가 우수한 영업실적을 보이며 정규직으로 전환된 데 이어 책임자인 과장으로 승진하는 영예를 안았다. 포항오거리 지점의 '카드 판매 신화' 홍지원 행원의 경우 2003년 옛 외환카드 계약직인 전문직원으로 입사한 후 지난해 9월 정규직인 6급 행원으로 전환됐고 4개월여 만에 다시 5급 행원(대리)으로 특별 승진해 4~5년의 승진 기간을 건너뛰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는 특히 이들 6명에 대한 특별 승진을 함 행장이 깜짝 발표해 현장 분위기가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 행장은 또 올해 '하나멤버스'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비롯해 자산관리 서비스 등의 혜택 확대를 고객 확대의 돌파구로 보고 있다. 함 행장은 "모바일 플랫폼 하나멤버스를 고객 확대의 도구로 삼는 한편 KEB하나은행의 다양한 장점을 세트화해서 기업 및 개인 고객들에게 내놓겠다"며 "열심히 따라오는 직원들에게 그에 맞는 보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