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Book Classic] 2049년 중국 경제, 미국 넘어설까

■ 100년의 마라톤

마이클 필스버리 지음

100년의 마라톤

중국 주식 시장이 지난해 6월께부터 크게 흔들리기 시작해 반 토막 가까이 났다가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지난해 말부터 다시 폭락을 거듭해 전 세계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을지 피해를 입을지 등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중국 전문가를 찾아 중국 경제를 들여다보는 데 도움 받을 책을 추천받았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정영록 교수다. 그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중국경제발전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줄곧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특히 베이징대사관에서 두 차례 총 5년가량 대사자문관·경제공사로 활동하며 중국의 심장부를 근거리에서 지켜봤다. 그가 추천한 책은 '100년의 마라톤(The Hundred-Year Marathon, 마이클 필스버리 지음)'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성에서 중견간부를 지낸 인사가 중국에 대해 쓴 책으로 중국이 공산당 정권 출범 100년이 되는 오는 2049년까지 흔들림 없이 가기 위해 미국을 속여 협력을 얻어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중국이) 단기에 출렁거리지 않고 길게 보고 자기 계획에 따라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저자가 '1970년대 초반 이후 미국이 중국을 대대적으로 지원했는데 이는 잘못이었다. 중국이 허허실실 전략으로 100년까지 미국을 따라잡고 세계의 패권국이 되려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이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네 가지 측면에서 이 책을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간추렸다.

우선 이 책이 중국과 관련된 국제 정세를 긴 안목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수명은 100년 미만이고 성공한 국가의 수명은 200여년이 넘는데 이 책은 적어도 그런 면에서 중국의 행보를 길게 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 책은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등장 후에야 '중국의 꿈'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는 점이다. 중화인민공화국 출범 후 무려 2세대가 지난 후에야 국가 목표를 나타낸 것으로 덩샤오핑의 3단계 발전론과도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당대에 업적을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우리 정치와 다른 점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로 1970년대 미중 화해가 중국의 의도하에 이뤄졌다고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힘을 기르기 위해 최대한 몸을 낮추고 적극적으로 힘 있는 상대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네 번째로는 공직을 맡은 자의 전문성을 읽을 수 있어 부러웠다는 점을 꼽았다. 이 책은 '손자병법'의 큰 철학적 틀에서 자신의 논리를 펴려는 노력을 부단히 한 것이 돋보인다는 설명이다. 단편적인 내용만 묶어 내는 우리 고위 공직자들의 책과는 다른 점이라는 얘기다. 조속히 번역서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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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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