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20일 다보스 포럼 개막, 주제는 4차 산업혁명… 화두는 칵테일 리스크

"中 성장둔화·난민 위기 등

글로벌 이슈 공동해결은 커녕 분위기 파악 못한 주제" 비판

20일(현지시간) 개막해 오는 23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포럼의 올해 주제는 '제4차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로봇 등 기술혁명이 지구촌과 미래 세대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다보스에 모인 글로벌 리더들의 관심사는 완전히 다르다. 신년 벽두부터 글로벌 경제와 주요국 금융시장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동시다발적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는 이른바 '칵테일 리스크'에 화두가 집중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지난 2010년 다보스포럼 때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위기, 2014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슈가 하나였지만 올해는 수많은 정치ㆍ경제적 위험이 이미 무기력한 세계 경제를 더 약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새해부터 중동의 긴장 고조, 북한의 수소탄 실험, 유럽 난민 위기,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발호 등 여러 악재가 발생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여부를 결정할 영국 국민투표도 대기하고 있다"며 "중국 성장 둔화로 앞으로 10년 안에 2차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주제는 생뚱맞아 보이며 지엽적인 문제"라고 비판했다.

가뜩이나 다보스포럼이 글로벌 이슈의 공동 해결은커녕 '알프스 스키장의 고급 사교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큰 마당에 이번에도 주최 측이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한가한 주제를 잡았다는 것이다. 때마침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날 중국 경기 둔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하락, 금융시장 혼란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특히 2008년 미국이 초래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유럽 재정위기를 촉발하더니 결국 중국에까지 상륙하며 신흥국의 동반위기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 다보스포럼에 모인 석학들과 금융계 거물들은 개막 이전부터 중국발 쇼크의 파장을 놓고 격론을 벌었다. 미 재무부 차관을 지낸 티머시 애덤스 국제금융협회(IIF) 회장은 "중국 경제 하강 시나리오는 과장됐다"며 "중국이 난관을 그럭저럭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도 "중국 경제 둔화는 맞지만 대격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씨티그룹의 윌럼 뷔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앞으로 몇 년 내에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위험이 55%"라고 반박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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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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