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英 바클레이즈 한국서 짐싼다

39년만에 은행·증권 동시 철수

글로벌 금융사 이탈 속출 우려


영국계 대형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가 은행·증권 등 한국 사업을 접는다. 국내에 진출한 지 39년 만이다. 다른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구조조정 차원에서 아시아 지역 사업재편에 나서 국내 시장 이탈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는 서울에 설치한 은행과 증권(바클레이즈캐피탈) 지점을 연내 폐쇄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바클레이즈가 올 들어 아시아 지역 사업을 홍콩·싱가포르·인도 등을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한국 내 은행과 증권 지점은 철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의 이 같은 사업재편안은 영국 런던 본사 차원에서 이르면 21일(현지시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3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바클레이즈는 자기자본 10조원(약 60억파운드, 2014년 기준) 규모로 영국을 대표하는 IB다. 국내에는 잉글랜드의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EPL)를 후원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국에는 지난 1977년 서울에 은행 지점을 내면서 처음 진출했다. 1993년 증권 지점을 출범시킨 후 3년 뒤에 은행을 닫은 바 있지만 2001년 재차 금융당국의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바클레이즈의 철수 결정에는 한국 시장에서의 실적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즈의 국내 증권 지점은 2014년 1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4분기까지 45억원의 손실을 냈다. 은행 지점의 경우 2014년 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기도 했으나 본사의 '동시철수' 방침에 유탄을 맞았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의 손꼽히는 대형 은행인 바클레이즈의 철수는 다른 외국계 금융사의 사업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전략적으로 서울을 떠나는 외국계 금융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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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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