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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 시장의 관망세가 계절적 비수기와 미국 금리 인상, 2월 시행 예정인 주택담보대출 규제, 공급 과잉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봄 이사철의 시장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지난해 말 미국 금리 인상,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강화, 지난해 11월 미분양 급증 등 주택 시장에 부정적인 지표들만 부각되고 있다"면서 "게다가 지난해 주택 가격이 많이 올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약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부동산 시장의 중요 지표인 대출금리·거래량·미분양이 최근 모두 악화됐고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려고 하는 시점에 신규 분양도 위축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다음달 수도권부터 시행되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구매심리 위축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그동안 은행 대출을 받아 이자만 내다가 앞으로는 원금까지 갚아야 하니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결혼한 지 얼마 안 되고 목돈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음달부터 수도권에서 주택대출 규제가 시행되더라도 시장이 급락하는 등의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시 소득 증빙이 강화되면 일부 계층은 영향을 받겠지만 규제 대상에서 분양 시장이 빠져 있고 재고주택 시장에만 한정되는 만큼 영향을 받더라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대출 규제가 시행돼도 상환 여력 있는 사람의 대출까지 거절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을 크게 위축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봄 이사철이 향후 시장 흐름을 결정지을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봄 이사철 전세 가격이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올해 시장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봄 이사철이 되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시장이 활성화되는 이사 시즌이고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정책들이 등장하면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 센터장도 "주택 수요자들이 설 연휴까지는 관망세를 보이다가 이사 성수기인 3월 전부터 다시 움직일 것"이라며 "다만 주택 거래량과 가격 상승 폭은 전년보다는 못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용·권경원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