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대이란 결제 통화부터 다변화… 2년내 수출 2배로"

속도내는 정부 이란 진출 지원

유로·엔화 결제시스템 조기 구축

대외경제협력기금 재편입도 추진

車 부품·가전 등 맞춤형 전략 마련


정부가 2년 안에 대이란 수출을 2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유무형의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21일 서울청사에서 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이란 거래시 유로화·엔화 등 국제통화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기업들은 이란 진출 애로사항으로 원화로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첫째로 꼽고 있다. 서방의 대이란 제재는 해제됐지만 미국의 제재 법령 때문에 이란과의 무역, 투자대금 결제시 달러화 사용은 계속 금지된다. 정부는 미국과 조속히 협의해 유로화·엔화 등의 결제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하고 이란 중앙은행과 협력해 현재의 원화계좌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대상국에 이란을 재편입하는 것도 추진한다. 2010년 제외한 후 6년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초저금리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EDCF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사업 기회에 참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은행의 이란 진출도 허용해 현지 지점 설립도 뒷받침할 방침이다.

분야별 맞춤형 전략도 마련했다.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자동차 및 부품 시장이다. 현재 시장의 60%를 저품질 중국산이 점유하고 있어 승산이 높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현지생산 및 합작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활로를 뚫겠다는 방침이다. 또 가전·인프라 분야는 삼성전자 등 우리 제품의 높은 인지도를 활용하고 고관세를 피하기 위해 조립 생산라인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류 열풍에 올라타 화장품 수출, OEM(주문자상표 부착 생산) 방식도 추진하며 연평균 9% 이상씩 성장하는 의료기기 산업에도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이란은 지구상에서 몇 안 되는 고속 성장 국가로 분류된다. 올해 이란의 경제성장률은 6.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수입 증감률도 지난해 7.1%에서 올해 15.5%로 2배 이상 뛸 것으로 보이며 건설 시장 규모도 지난해 299억달러에서 2019년 582억달러로 2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액화천연가스(LNG)선 80척(160억달러 규모), 원유수송선 10척(10억달러) 등의 신규 선박 발주도 점쳐진다. 정부는 유럽·중국 등 다른 나라와 이란 시장에서 경쟁이 예상되지만 '한류'로 쌓은 좋은 이미지를 활용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최근 수출 부진을 타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8억달러에 그친 대이란 수출액을 2017년에는 75억달러로 2배가량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점을 감안해 산업부·기획재정부·수출입은행 등으로 구성된 이란 교역투자지원센터를 서울 우리은행 본점에 설치하고 27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설명회도 개최한다. 다음달 29일에는 이란에서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를 개최하고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파견한다. /세종=이태규, 구경우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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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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