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아스피린, 뇌경색 예방에 효과"

■ 배희준 교수 연구팀

꾸준히 먹으면 중증도 낮춰 출혈·궤양 유발 부작용도

분당서울대병원 배희준 교수<건강면, 박스 사진>

지속된 강추위로 뇌졸중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꾸준한 아스피린 복용이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증상의 악화를 막고 예방해준다는 국내 의료진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혈류가 중단되고 뇌세포가 빠르게 죽으면서 나타나는 신경학적인 증상이다. 크게 출혈성 뇌졸중(뇌출혈)과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으로 구분하는데 우리나라는 전체 뇌졸중의 70~80%가 뇌경색이다.

배희준(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전국 12개 뇌졸중 임상연구센터에 등록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1만6,761명 중 평소 아스피린을 복용한 1만433명을 추적한 결과 뇌졸중의 중증도를 낮추는 효과가 관찰됐다고 22일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스피린은 뇌졸중 중에서도 '죽상경화 뇌졸중' 증상 악화를 막는 데 가장 큰 효과를 냈다. 죽상경화 뇌졸중은 동맥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염증 세포 등이 붙어 죽 같은 형태의 찌꺼기가 커지고 딱딱해져 혈관이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흡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당뇨병, 비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아스피린을 복용해온 환자의 죽상경화 뇌졸중 중증도 점수가 평균 6.65로 비복용 환자의 중증도 점수(7.62)보다 평균 0.97점 낮은 것을 확인했다. 중증도 점수가 낮다는 것은 뇌졸중이 발생하더라도 증상이 덜 심각하며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스피린은 또 작은 혈관이 막히는 '소혈관 폐색'과 심장에서 생긴 혈액 찌꺼기가 뇌동맥을 막아버리는 '심인성 색전' 환자에게도 일부 개선 효과를 내는 것으로 관찰됐다. 다만 두 질환에서는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확인됐다.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하면 체내 혈소판 응집이 차단돼 출혈이 일어났을 때 지혈작용이 방해 받을 수 있어 수술을 앞둔 환자 등은 의사와 복용 여부를 상의해야 한다. 또 아스피린은 위점막을 자극해 출혈이나 궤양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위장장애 환자는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배 교수는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은 한국인 사망 원인 2위로 대부분 급성으로 나타나 예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심혈관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한 아스피린 복용은 뇌졸중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령 뇌졸중이 발병하더라도 중증도를 낮추고 치료 성과를 높이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Annals of Neu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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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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