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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위협적인 차이나 머니

김선영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김선영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연초부터 중국 경제와 관련된 기사를 보면 우려감이 넘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대형 영화 제작사를 인수하고 부유층을 겨냥한 대규모 고급 의료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기업이 있다. 중국에서 '한류 단지'와 서울 거리를 만들고 오는 2017년까지 '찰리우드'를 완성하겠다고도 한다. 바로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인 완다그룹이다.

완다그룹은 지난 2011년 완다미디어를 설립해 미국 영화관 체인 'AMC'를 인수했고 지난해는 호주 영화관 체인 호이츠그룹까지 사들였다. 그리고 올 초에는 다크나이트, 인터스텔라, 인셉션 ,쥬라기 월드 등의 유명 영화를 제작한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50% 이상 사들이기로 했다. 아울러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의 아들이 대표로 있는 '프로젝트 바나나'는 얼마 전 국내 대표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완다그룹은 이미 칭다오에 중국판 할리우드 건설을 선언하고 영화산업 단지를 만들고 있다. '동팡잉두'로 불리는 이곳은 영화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만 30개가 넘는다. 투자 규모는 500억위안(약 9조5,000억원)에 달하며 2017년 완공이 예정돼 있다. 완다그룹의 자회사 '옌지완다광장투자유한공사'는 옌볜시에 초대형 한류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공연장·호텔·복합쇼핑몰 등이 고루 갖춰질 예정으로 올해 5월 개점을 목표로 한다.

완다그룹은 고급 의료단지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완다그룹은 연초에 150억위안(약 2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으로 상하이·청두·칭다오에 대규모 고급 의료단지를 만든다고 밝혔다. 3개 도시에 지어진 병원은 영국의 '인터내셔널호스피털그룹(IHG)'이 관리하게 된다.

완다그룹은 중국 내 축구 중심지인 광저우시에 스포츠 건물도 짓는다. 투자 규모는 약 10억위안(약 1,800억원)이다. 참고로 완다그룹은 지난해 스페인 축구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인수했고 월드컵 축구 중계권 독점 판매업체인 스위스 인프런트의 지분 68.2%를 사들인 바 있다.

완다그룹이 가는 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세운 문화·내수소비·스포츠 육성책과 딱 맞아 떨어진다. 이제 중국은 마음껏 둘째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곳이다. 13억명의 내수시장은 앞으로 더욱 팽창할 것이다. 이런 중국이 전기차에 관심을 두고 홈쇼핑을 시작했으며 유아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영화와 여행, 의료단지 조성에도 앞장서는 분위기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 수 없지만 중국은 여전히 한류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엄청난 자본을 들여 문화 관련 업체들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인은 아직 음식료품과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 등에 대해서는 '중국산'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 현상일 뿐이다. 가격경쟁력밖에 없던 샤오미와 화웨이가 기술력과 디자인 실력도 갖춘 것은 순식간의 일이다. 향후 수년 내 중국에서 식품안전에 대한 불신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칭다오의 찰리우드가 완공되고 대규모 의료단지와 스포츠 단지까지 조성되면 모든 게 달라질 것이다.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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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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