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IoT) 같은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선박 건조 공정에 접목한다. 생산 혁신을 꾀함으로써 국내 경쟁사는 물론 중국 등 후발 주자를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는 올해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클라우드와 모바일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과 스마트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함으로써 조선산업의 디지털화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정환(사진) 현대중공업 조선사업 대표(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원가를 낮춰야 한다"며 "올해 1·4분기(1~3월) 안에 ICBM(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을 활용한 새로운 생산 기법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지난 2년간 손실 확대의 원인을 비효율적인 인력 배치에서 찾았다. 인도시기를 맞추기 위해 작업자를 대거 투입했지만 일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면서 생산성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을 이틀, 사흘에 걸쳐 하면서 비용이 불어났고 적자로 연결됐다"며 "ICT를 활용해 근로자에 정확하게 임무를 부여하고 일감을 배분하면 건조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원가도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공정을 혁신할 경우 중국 등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한 발 더 벌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중국과 격차 좁혀진다는 것은 우리가 가만히 있다는 얘기"라며 "우리가 다시 움직인다면 경쟁력 차이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잘하던 일에 집중하자'는 뜻에서 컨테이너선이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같은 일반 상선을 만드는 조선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초 사장단 인사에서 조선사업 대표를 사장급으로 격상하고 김 사장을 승진 기용했으며 사업본부에 경영지원 기능을 포함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