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 시신유기, 11살 소녀 감금 학대 사건 등 엽기적인 아동학대 사건이 연일 터져 나오는 것에 대응해 정부는 전담 수사 검사 111명을 전국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 한국형 미세먼지 예보 모델을 만드는 등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도 구축한다.
법무부·국민안전처·환경부 등 각 부처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 혁신' 분야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들 부처가 추진하는 올해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사회 안전 강화'로 법무부는 대구·광주지검에 여성·아동범죄 조사부를 신설하고 전국 58개 검찰청에 아동학대 전담검사 111명을 지정·배치하는 등 수사 역량을 강화한다. 또 아동 학대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 신고의무자 직군을 확대하기로 했다.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육아종합지원센터·입양기관 종사자를 신고 의무자에 새롭게 포함시켜 아동학대 피해를 조기에 발견해 조치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사회 안전망을 한층 촘촘히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위험 상황 자동연락, 실시간 위치확인, 안심존 이탈 때 메시지 전송 등의 기능을 지닌 스마트 워치를 올해 내 개발, 범죄 피해·신고자들에게 지급함으로써 해마다 늘고 있는 보복 범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보복 범죄는 2013년 237건, 2014년 255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346건이 발생하는 등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범죄자의 맥박·체온·움직임·위치 등을 실시간 파악해 중앙관제센터로 전송해 범죄 징후를 사전에 알 수 있는 지능형 전자발찌도 올해 내 선보일 계획이다.
국민안전처는 재난 현장 대응 역량을 높여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안전처는 이를 위해 우선 소방안전교부세 7,600억원가량을 들여 생산된 지 10년이 넘은 소방차를 2017년까지 100%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21.6%였던 소방차 노후율을 내년까지 0%로 낮출 방침이다. 또 대형 헬기, 잠수지원정, 신형연안 구조정 등 해경 구조장비도 같은 기간 기존 307척에서 349척으로 늘린다. 아울러 연내 화재·구조·구급대원 등 소방 인력 1,883명과 신규 함정, 대형 헬기 등 운용 해경 인력 114명을 새로 채용하는 등 재난 현장 일선에 배치될 인력도 보강한다.
안전처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경찰과도 협력해 폐쇄회로(CC)TV 등 안전시설을 확충하고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라며 "어린이 안전체험교육을 활성화하는 한편 안전교육 내용도 내실화해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벌어지는 어린이 안전사고 사망자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4년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어린이 안전사고 사망자 수는 2.9명으로 2.0명인 영국 등 선진국 수준을 웃돌고 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가뭄·녹조·지하침하·악취 등 5대 환경 난제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관리 사업장 확대, 검사 강화 등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먼저 중국발 미세먼지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한국형 예보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중국과 대기질 정보 공유 도시를 현행 35곳에서 2017년까지 74곳으로 늘리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2020년까지 공동연구도 추진하기로 했다.
가뭄에 대비한 가용 수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도심에 빗물 저류·침투 시설 등을 만들어 물을 저장한 뒤 활용하는 개념의 '스마트 물그릇' 사업을 진행한다. 정부는 스마트 물그릇이 가동되면 연간 팔당댐 2개분인 4억8,000만톤의 물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후 상수관 교체ㆍ보수 작업도 강화해 누수량을 2012년 24%에서 2017년 17%까지 낮출 계획이다.
녹조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유역별로 녹조의 원인물질인 인을 정화하는 처리시설을 확충하고 낙동강 등에 실험시설을 구축한다. 지반침하와 악취 해결책 등도 이번 업무보고에 포함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특별시·광역시의 지반침하 정보 등을 담은 '3D 통합지도'를 만들어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지반침하에 대응할 것"이라며 "정화조 악취저감시설 의무화 대상을 늘리는 한편 밀폐형 청소차량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임지훈·안현덕·이완기기자 jh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