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PEF 신규모집 10조 돌파… 빅3에 42% 집중

MBK·한앤컴퍼니·IMM PE

지난해 4조2000억 쓸어담아

대형운용사 중심 '양극화 현상'



사모펀드(PEF)가 지난해 처음으로 신규모집 1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 이른바 '빅3' 운용사(GP)가 전체의 40%를 쓸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설정된 PEF는 총 76개이며 신규모집 규모는 10조1,44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모집 자금은 2014년보다 3,400억원 늘어났으며 PEF 등록 숫자도 5개 늘어났다.

이 자금 중 4조2,522억원(41.9%)을 대형 운용사 3곳이 설정한 PEF가 조달했다. 국내 최대 독립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 2조3,413억원에 이르는 PEF 4개를 금융당국에 한꺼번에 등록했다. 거래대금만 7조2,000억원에 이르는 홈플러스의 인수를 위해 MBK파트너스가 조성한 프로젝트 PEF다.

이어 IMM PE가 지난해 1조1,357억원(11.2%)을 모집하며 토종 운용사로는 이례적으로 단일 펀드에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국내 기관투자가 외에도 말레이시아 근로자공제기금(EPF)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회사 파빌리온 등 해외 기관투자가로부터 897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점이 주목할 만하다. IMM PE는 1,000억원 안팎의 추가 자금 모집을 마치는 대로 올해 상반기 중 본격적으로 기업 경영권 인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앤컴퍼니 역시 7,752억원(7.6%) 규모의 2호 PEF 3개를 지난해 4월 설정했다. 이에 앞서 2014년 12월에는 1조4,433억원에 이르는 PEF를 등록했다. 한앤컴퍼니의 2호 PEF 전체 규모는 2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앤컴퍼니는 시멘트업계 1위 업체인 쌍용양회와 현대상선의 벌크선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장정모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연구위원은 "국내 PEF의 투자 사례가 많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좋은 운용사에 자금이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며 "운용사에 대한 평가기준이 기업 경영능력과 자금회수 능력에 맞춰지면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316개 PEF의 총 약정액(잔액)은 58조5,18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4년 말 대비 약 14% 늘어난 금액이며 등록된 PEF 숫자도 39개 증가했다.

이 같은 PEF의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관리 회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PEF 설립을 통해 자본금 2,000억원 미만의 한계기업 10여개를 솎아낸 뒤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총 약정액 규모는 1·4분기 중 60조원 이상으로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PEF가 사들인 기업을 제값에 팔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실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PEF가 투자 기업을 되팔아 회수한 금액은 15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올해 만기 예정인 PEF는 27개로 3조1,5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장 연구위원은 "최근 만기가 다가온 PEF 투자는 대부분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며 "이후 자본시장의 침체와 다른 인수후보 기업의 보수적인 가격 책정으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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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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