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인천공항 검색대 이번엔 밀입국자에 뚫렸지만

인천국제공항의 기강이 풀려도 단단히 풀렸다. 수하물 대란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산 지 한 달이 안 돼 이번에는 공항 보안에 구멍이 뚫려버렸다. 인천공항 보안검색대 출입문을 뜯어내고 밀입국했다가 25일 붙잡힌 중국인 2명의 행적을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이들은 심야시간대에 인천공항 출국장 출입문을 손으로 뜯고 나와 나흘간이나 국내 거리를 활보했다고 한다.

이들이 통과한 여객터미널의 3번 출국장은 사고 당시 운영이 종료된 상태였다. 당시 출국장에는 경비직원이 있었지만 반대편 출구로 이동하는 중국인들을 보지 못하고 놓쳐버렸다. 눈뜬 봉사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공항 보안 시스템을 뚫고 나오는 데 걸린 시간이 고작 14분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그 사이 보안 시스템은 최소한 5번이나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공항 측은 하루가 지나서야 이 사실을 알아챘다니 인천공항이 과연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조직인지 의심스럽다. 만약 밀입국자들이 이슬람국가(IS) 조직원 같은 테러범이나 간첩이었다면 어쩔 뻔했는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국가 주요시설에 속하는 국제공항 검색대가 뚫렸다는 것은 안보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그것도 정부가 IS 등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강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일이 터졌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셈이다. 공공기관의 기강을 넘어 국가안보 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밀입북자들이 어떻게 잠금장치를 해제했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한 책임추궁과 함께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항 외에도 항만 등 국가 주요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보안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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