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눈꽃 트레킹, 나목에 핀 눈꽃따라 은빛 겨울을 걷다

<관광> 문경새재
명승 제32호로 지정된 문경새재는 조선 태종 14년(1414년)에 개통된 옛길이다.
<관광> 내소사
변산반도의 수많은 설경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진서면에 위치한 내소사, 그리고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서 직소폭포에 이르는 길이다.

여행을 업으로 하는 이들에게 겨울은 '모 아니면 도'다. 눈이 없는 겨울은 스산할 뿐이다. 하지만 일단 눈이 내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펼쳐진 설경은 사계절 중 으뜸이다. 그중에서도 겨울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눈꽃 트레킹은 '왜 우리나라가 사계절 아름다운 금수강산'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눈꽃이 아름다워 걷기 좋고 길이 좋아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눈꽃 트레킹 명소를 찾아보았다.

● 태백산

순백의 산행길 여기저기 솟은 고사목 풍광에 감탄사가 절로


'민족의 영산'으로 불리는 태백산(1,567m)의 눈 덮인 겨울 산자락은 연인, 가족 단위의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유일사 매표소에서 장군봉·천제단을 거쳐 망경사·당골광장에 이르는 눈꽃 트레킹 코스는 가장 아름다운 설경 중 한 곳이다.

유일사 매표소에서 1시간 남짓 정도 오르면 설경과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주목군락을 만나게 되는데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을 간다는 고사목들이 순백의 산행길 여기저기에 우뚝 솟아 괴이한 풍광을 뿜어낸다. 능선을 따라 오르면 눈이 쌓이고 또 쌓이면서 만들어낸 눈의 나이테가 주목을 감싼 모습도 볼 수 있다.

천제단까지 이어지는 길은 계절을 막론하고 줄을 지어 올라가야 하는 까닭에 눈 구경과 함께 사람 구경도 실컷 할 수 있다. 가급적이면 태백산을 평일에 찾아야 하는 이유다. 유일사에서 오르는 태백산은 높이에 비해 험하지 않은 등산코스로 초보자라 하더라도 2시간 정도면 정상인 천제단에 오를 수 있다.

태백산눈축제도 당골광장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리고 있어 이번주 말 태백산을 찾는다면 초대형 눈 조각을 감상하고 이글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31일에는 태백산눈꽃등반대회도 열리는데 현장 신청이 가능하고 완주하는 참가자들에게는 기념품도 증정한다.

● 문경새재

새도 쉬어가는 600년전 고갯길… 6.5㎞ 굽이굽이마다 눈부신 설경


명승 제32호로 지정된 문경새재는 조선 태종 14년(1414년)에 개통된 옛길이다. 제1관문인 주흘관에서 제2관문인 조곡관을 거쳐 고갯마루의 제3관문인 조령관에 이르는 6.5㎞의 문경새재 길은 고(故) 박정희 대통령조차도 "포장하지 말고 자연상태로 보존하라"고 지시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다.

제1관문인 주흘관은 조선 숙종 34년(1708년)에 세워졌는데 문경새재에 있는 세 개의 관문 중 가장 크고 웅장하다. 주흘관을 지나면 '태조 왕건' '대왕 세종' '근초고왕' 등 다양한 사극을 촬영한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이 있다.

오픈세트장을 지나면 조선시대 국영 여관인 조령원 터, 주막, 교귀정 등이 차례로 나온다. 교귀정은 새로 부임하는 경상도 관찰사가 전임 관찰사로부터 업무와 관인을 인수인계 받던 '교인처'에 세워진 정자다. 조선시대에는 관찰사의 인수인계를 도 경계지점에서 행했는데 이 지점을 '교귀'라고 했다. 성종 1년(1470년)에 건립돼 고종 33년(1896년) 의병전쟁 때 소실된 것을 지난 1999년 복원했다.

● 내소사

500m 전나무 숲길… 관음봉… 눈이 만들어낸 한 폭의 수묵화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전북 부안은 겨울이 되면 변산반도의 설경을 구경하러 몰려드는 인파로 북적인다. 변산반도의 수많은 설경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진서면 석포리에 위치한 내소사, 그리고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서 직소폭포에 이르는 길이다.

1,3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내소사는 임진왜란 때 피해를 입고 다시 복구했으나 절에 이르는 길에 대한 아쉬움이 많아 150여년 전 일주문에서 사천황문에 이르는 길에 전나무를 심었다고 전한다. 사시사철 푸르고 곧은 전나무가 잘 자라 사찰보다 더 유명한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500여m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은 '아름다운 숲'과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선정된 바 있다. 오랜 세월을 담고 있는 사찰과 앞마당의 고목에 쌓여 있는 눈을 보노라면 세상만사 시름이 절로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든다. 내소사를 병풍처럼 둘러싼 관음봉의 설경도 영락없는 한 폭의 수묵화다.

변산 8경의 하나로 꼽히는 직소폭포는 선인봉 동쪽 산자락에 자리한 30m 높이의 폭포로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서 대략 2㎞ 정도 거리에 있어 쉬엄쉬엄 다녀와도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직소폭포 트래킹코스는 전반적으로 평탄한 길이나 두어 군데 가파른 오르막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가면 좋다. /글·사진(태백)=우현석객원기자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