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주목되는 한컴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

토종 소프트웨어(SW) 대표 기업인 한글과컴퓨터가 글로벌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 사무용 SW 시장에서 한컴의 점유율은 0.4%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런 기업이 점유율 92%인 MS와 맞붙겠다고 나섰으니 무모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언뜻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지만 한컴은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자신 있다"며 세계 시장의 5%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을 정도다.

한컴이 호기롭게 '타도 MS'를 외친 까닭은 글로벌 진출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워드와 한글의 호환성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기존 한글에서도 워드 문서를 볼 수 있었지만 서식이 깨지는 등 불완전했던 게 사실이다. 이 난제를 말끔히 해결한 것이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 '한컴오피스 네오' 다. 2005년부터 MS에 대적할 오피스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 온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이 제품은 자유자재로 한글과 워드 문서 형식을 바꿔가며 편집·저장할 수 있고 클릭 한 번이면 곧바로 문서 전체가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10개 언어로 번역되기도 한다. 특히 표와 그래프까지 그대로 번역해주는 강력한 기능을 탑재했다.

이는 구글이나 MS 번역기가 제공하는 문자 본문 번역기능을 넘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할 만하다. 해보려는 의지에다 제품 경쟁력까지 높아진 한컴의 도전이 주목된다. 벌써 미국에 정보유출을 꺼리는 중국이나 러시아·남미 등 '반MS' 정서가 강한 국가를 집중 공략한다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사 직전에 몰렸던 국내 점유율을 지난해 30%대로 끌어올린 저력이라면 세계 시장에서도 못할 게 없을 것이다. 다른 기업들도 이젠 국내 시각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시대다. 신무기를 앞세운 한컴이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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