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차원 다른 위기… 사업 구조 고도화 미룰 수 없다" 절박해진 구본무

긴장감 돈 LG '글로벌 CEO전략회의'

"시장 흐름에 선제대응하라" 신년사 이어 또 주문

자동차부품·에너지 솔루션 등 B2B사업 집중 육성

가전 등 주력사업은 기술력 키워 中 추격 뿌리쳐야



지난 27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 40여명이 '글로벌 CEO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부터 모여들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올해는 예년보다 늦게 열렸다. 때문인지 사뭇 다른 엄숙함이 감돌았다.

이틀간 20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에서 구 회장은 긴장감을 불어넣는 발언들을 이어갔다. 구 회장은 "지금의 위기는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며 "절박함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경험하지 못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강조했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안일하게 대처하면 성장은 고사하고 살아남기도 어렵다"며 경계의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이날 회의의 화두는 신성장 사업을 통한 사업 고도화였다.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등 B2B사업을 집중 육성화 사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구 회장은 "글로벌 경영 환경과 경쟁 양상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산업과 시장의 흐름에 맞게 우리의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주문했다.

이와 관련, 자율주행자와 드론에 대한 외부 전문가의 초청 강연을 듣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심현철 교수가 강사로 나서 자율주행차·드론 등 무인이동체의 기술과 발전 방향을 중심으로 강의했다. LG그룹은 LG전자·LG화학·LG이노텍을 중심으로 차세대 자동차 부품 개발 사업을 해오고 있으며 자율주행차 부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그룹 신성장 사업의 또 다른 축인 에너지 솔루션 사업과 관련해서는 파리 협정 타결로 수요증대가 예상되는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 저장, 효율적 사용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 체인'을 구축하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LG화학은 전력망 및 주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라인업을 강화하고 LG전자는 초고효율의 프리미엄 태양광 모듈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LG CNS는 제주도와 울릉도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해외로 시장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고전하고 있는 기존 주력 사업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LG전자는 최근 론칭한 초 프리미엄 가전브랜드인 LG 시그니처와 올레드 TV, 울트라 HD TV 등 고급제품의 판매 확대에 힘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LG디스플레이는 올 한 해 설비투자의 4조~5조원 중 절반 이상을 올레드에 쏟아부어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도 석유화학 및 소재 제품에서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은 "기회도 보이고 있는 만큼 생산·R&D·마케팅 등 모든 경영 활동을 제대로 재점검하고 혁신해 차별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며 "저와 여러분이 앞장서서 끝까지 실행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이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