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일본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글로벌 유동성 환경 개선… 국내 증시에도 온기 기대

금융위기 재발 불안감 완화

'엔캐리' 자금 유입 가능성도

엔저 우려에 수출주 약세

일본이 29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자 증권가는 국내 주식시장에 끼칠 영향 분석에 대한 손익 계산에 분주하다. 단기적으로는 일본의 추가 금리 인하에 따른 엔화약세가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글로벌 시장의 유동성 환경이 개선될 경우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당장 국내 수출기업들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금리 인하가 엔화 약세를 자극하면 해외무대에서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엔화 약세를 부추기면서 자동차·정보기술(IT)·정유화학 등 일본과 경합하는 국내 수출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1.48%)와 기아차(-4.75%), 현대모비스(-4.61%) 등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으로 꼽히는 현대차그룹 3인방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발표 이후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경기부양에 대한 글로벌 정책 공조가 복원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에 대한 불안감을 완화해주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금리 인하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국가들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글로벌 유동성 축소 움직임도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일본의 낮은 금리를 활용해 엔화를 빌려 제3국에 투자하는 '엔캐리트레이드'를 통한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환경 조성으로 엔캐리트레이드가 활발해질 경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당장 환율 변화에 따른 국내 기업의 득실보다는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얼어붙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불씨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의 온건한 통화정책 의지가 확인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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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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