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사드 배치 기정사실화하나

국방부 "우리 안보·국방에 도움"

靑도 "공식 요청땐 구체적 검토"

국방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협의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력히 부인하지 않아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사드 배치가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로부터 협의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면서도 "미국 정부 내에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 등 기술적 사항에 대해 실무 차원에서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국익에 따라 사드 배치를 검토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미국 측의 공식적인 요청이 오면 보다 구체적인 협의와 검토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공식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어서 양국 간 비공식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는 그동안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각각 대국민 담화(13일)와 방송 출연(25일)으로 사드 배치에 대해 보다 진전된 입장을 내보였다. 정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힘에 따라 한미 양국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위한 논의를 곧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아직 '3NO(요청·협의·결정 없음)'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한미 양국이 다음주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음을) 발표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한미 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다음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권홍우·서정명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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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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