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벤야민을 통해 본 20세기 독일의 민낯

■ 벤야민, 세기의 가문

우베 카르텐 헤예 지음, 책세상 펴냄

벤야민


학계부터 예술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친 20세기의 대표 사상가 발터 벤야민. 독창적인 언어와 정치적으로 예리한 사유를 보여준 그는 20세기 독일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나 그 천재성을 크게 펼치지 못한 비운의 인물이다.

책은 1892년 발터 벤야민의 출생에서부터 2000년 그의 조카인 미하엘 벤야민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세기에 걸친 벤야민 일가의 궤적을 추적한다. 왜 가족이냐고? 20세기 독일의 굴곡진 역사를 극적으로 살아낸 인물들이 바로 발터 벤야민과 그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공산주의자 의사로 활동하다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서 학살당한 발터의 남동생인 게오르크, 사회학자로서 소외된 여성과 아동의 현실 개선에 몰두했던 도라(여동생), 동독 법무부 장관으로서 파시즘 청산에 헌신한 힐데(제수), 법학자로서 동독 현실 사회주의 실패 원인을 찾기 위해 고투한 미하엘(조카)…

책은 특히 게오르크의 아내인 힐데를 집중 조명한다. 아리아인으로 남편의 죽음을 목격한 힐데는 전후 동독 여성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나치 가담자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한 잔혹한 인물로 각인돼 있다. 책은 그러나 서독 언론에 의한 오인을 바로잡고 그녀의 업적을 정당하게 평가하려 한다.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관련기사



송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