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한중관계 격랑속으로… 경제보복 가능성도

北제재 동참 압박 역효과 우려에

유엔 안보리 결의 협상도 지지부진

한미외교 통화 "공조 구체화하자"

북한 4차 핵실험을 계기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의가 재점화된 가운데 동북아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북한이 지난 6일 핵실험을 강행한 지 3주일이 지났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은 이제서야 미중 간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언제 채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에서는 장거리로켓 발사 준비 움직임과 함께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사드 배치, 한중관계 격랑 속으로 빠지나=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는데도 대북 제재를 강화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압박하는 차원에서 사드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사드 배치까지는 국내적으로도 해결할 문제가 많은 만큼 현시점에서는 중국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논의 수준을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또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제안이나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을 담은 대북 제재 강화법안이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통과된 것도 중국 압박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드 카드가 오히려 중국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한중관계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중국이 연간 약 60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감내하면서 한국과 교역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시 과거 마늘 파동 때처럼 중국이 경제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의 입장은 한결같다. 모든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다른 국가의 안전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는 유관국가(한국)가 (이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보리 결의 협상 지지부진…北 추가 도발 가능성=안보리 결의 논의가 지지부진한 동안 북한은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작성한 안보리 결의 초안을 검토한 후 최근 미국 측에 입장을 전달해 양측이 본격 협상에 돌입했지만 제재 수위를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해 언제 결의안이 채택될지는 알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안보리의 대북 제재 수위를 지켜보면서 무력도발 등 강공책을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과거 미사일 발사에 이은 핵실험(1~3차)을 예로 들며 북한이 당분간 장거리로켓 및 인공위성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영변 핵단지 무기급 플루토늄 재추출 선언 등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북한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 대북 협상을 높이고자 올해 안으로 5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케리 장관의 방중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29일 전화통화를 하고 안보리 결의 채택을 위한 미중 간 협력과 함께 한미 간 공조를 더욱 구체화해나가기로 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또 한미 공조를 기반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5자회담과 관련, 6자회담 틀 내에서 5자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협의를 통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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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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