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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매수펀드
시황따라 매수 규모 조절… '코스트 에버리징' 극대화
●로우볼
시황 변화 심할 때마다 안정적 주식에 분산 투자
●채권혼합형펀드
주식형보다 수익 낮지만 자산 배분 차원서 효과적
●稅테크
ISA 해외주식전용펀드 등 절세 통한 세후 수익률 UP
연초부터 불어닥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SL)의 원금 손실 우려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 자금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대부분 인덱스와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9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올해 들어 2조7,549억원이 유입됐다. 이 중 전통적인 액티브 펀드에는 5,300억원 남짓 유입됐을 뿐 나머지 2조원 이상이 ETF 등 인덱스 펀드에 몰렸다.
해외 펀드도 비슷한 상황이다. 연초 이후 해외펀드에는 2,890억원이 유입됐는 데 절반 이상인 1,528억원이 중국 펀드에 몰렸다.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 보다는 최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는 '저가 매수' 목적이 대부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의 변동성마저 높아지면서 이제는 마땅히 투자할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 실제 국내 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0.2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자금은 오히려 1,000억원 이상 빠져나갔다. 반면 투자 대기성 단기 금융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는 올해 들어 16조원이 넘는 돈이 몰려들었다. 한 자산운용사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상당히 위축돼 있다"며 "소나기는 피하자며 투자 기회를 기다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올 한해 변동성 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스마트'한 투자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고위험보다 상대적으로 기대 수익률은 낮지만 중위험 상품으로 눈을 돌려야 하며 변동성을 적절히 이용하거나 변동성에 영향을 받지 않게 운용하는 상품들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어 이들 상품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올 초 급락했던 국내·외 증시가 최근 들어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올 한 해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높아진 변동성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상품과 전략을 통해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이란의 증산과 원유 수출 가격 인하로 국제 유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단기간 해소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이면서 기간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증시 변동성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방어적 성격의 투자 상품이 유리하다. 대표적인 상품이 배당주 펀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주 펀드는 중소형주와 우선주 강세, 정부의 배당확대정책의 효과로 연간 9.67%의 뛰어난 성과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3.52%)의 3배에 가까운 실적이다. 변동성이 높은 올해도 배당주 펀드는 양호한 성과가 기대된다. 기업실적 개선은 불확실하지만, 배당금과 배당성향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정성이 보강된 주가연계증권(ELS)도 위험을 분산하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홍콩H지수와 유로지수 등 ELS의 기초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ELS 투자 환경이 더 좋아졌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재 8,000포인트 언저리를 맴도는 홍콩H지수의 경우 최근 발행되는 상품이 녹인에 빠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며 "저녹인 또는 노녹인(No Knock-In) 상품 등에 대해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스트 에버리징(매입단가 평준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할매수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도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할매수펀드는 보통 거치식 자금을 시장 상황에 따라 적립식으로 매수해 주는 상품이다. 예컨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식을 추가 매수하지만 특히 상승장에서는 적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많은 수의 주식을 매수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방식을 사용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40여 개 분할매수전략을 사용하는 공모 펀드가 있으며 이들 펀드는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 하락률(-3.45%)보다 양호한 평균 -2.7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로우볼 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도 주목할 만하다. 낮은 변동성(Low Volatility)이라는 의미의 로우볼은 증시의 변화가 심할 때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안정적인 주식에 분산 투자해 수익률을 올리는 방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8개의 로우볼 전략 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가 운용 중이다. 다만 로우볼 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도 투자시 유의할 점이 있다. 가급적 자산규모나 거래량이 많은 상품을 골라야 하며 특히 증시가 상승장으로 바뀔 경우 펀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매도 시점을 잘 선택해야 한다.
아울러 연간 3~4%대의 '금리+α' 수익을 노리는 '롱쇼트 펀드'와 채권혼합형 펀드 등도 저금리·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효과적인 상품이다. 특히 채권혼합형 펀드는 주식형 펀드에 비해 다소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꾸준히 관심을 보인다. 채권혼합형 펀드는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의 변동성에도 -0.59%의 뛰어난 수익률 방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B자산운용 관계자는 "채권혼합형 펀드는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안정 지향적인 투자자들이 많이 선택한다"며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위험 해소를 위한 자산 배분 차원에서 활용도가 높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변동성이 심화돼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진 만큼 세금 등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재테크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이르면 3월부터 도입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이하 '해전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직 세부적인 내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ISA에는 국내 채권형과 채권혼합형 펀드, ELS 등을 주로 담고 해전펀드에는 추가 양적완화가 기대되는 유럽과 일본 선진국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대수익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절세를 통한 세후 수익률을 높이는 세테크 전략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키워드는 '소비·고령화' 헬스케어·바이오도 주목을 박성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