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세계은행 자본확충 잰걸음

김용 총재, 페루 연차총회서 제안 예정… AIIB 견제 의도도

세계은행이 신흥시장의 성장둔화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확충에 나선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각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자본확충을 제안할 예정이다. 김 총재는 또 IBRD 자매기관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국제개발협회(IDA)의 대출조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FT는 전했다.

FT와의 회견에서 김 총재와 베르트랑 바드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본확충은 유엔의 새 개발 어젠다에 필요한 수조달러의 자금을 공급하는 데 세계은행이 더 많은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수요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DGs는 올해 말 종료되는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이어받아 2030년까지 15년간 빈곤퇴치와 삶의 질 향상 등 국제사회의 위기극복을 위해 추진해야 할 17개의 개발 의제를 담고 있다. FT는 이번 세계은행의 자본확충 시도가 중국 주도로 설립된 AIIB를 의식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총재는 취임 이후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28.6%였던 IBRD의 자본 대 부채 비율은 올해 25.1%로 하락했다.

하지만 세계은행의 자본확충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188개 회원국 중 일부가 자본확충에 반대하는데다 미국 의회라는 산을 넘기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세계은행 주주들이 마지막으로 자본확충을 의결한 것은 2011년이다. 당시 주주들은 7년간 IBRD에 870억달러를 확충하기로 했으며 일부 선진국들은 국제개발협회(IDA)에도 260억달러를 추가 출연했다. 2일 발간된 세계은행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IBRD와 IDA의 총대출액은 2,880억달러에 달한다.

한편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연 2.9%에서 2.5%로,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연 7.1%에서 6.9%로 하향 조정했다. 또 하루 수입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극빈층 비율이 올해 9.6%(7억200만명)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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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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