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일 45년이 넘은 서울역고가 총 939m를 사람이 ‘걷는 길’로 재생하고, 철길로 끊어졌던 서울역 일대를 17개 보행길로 그물망처럼 연결하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의 기본설계안을 발표했다.
시는 이달 말 서울역고가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3월 보수보강과 조경 공사를 시작해 내년 4월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교량 보수·보강 △보행길 조성 △고가상부 시설 및 식재계획 △고가하부 편의시설(만리동공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먼저 서울시는 내달 서울역 고가의 보수보강 공사에 들어간다. 바닥판 29경간 중 20경간(516m)은 철거하고, 현재 13톤인 통행하중을 21톤 이상으로 보강한다. 빠른 공사를 위해 공장에서 미리 만든 콘크리트 바닥판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캐스트’방식으로 진행된다. 안전등급 E등급인 받침장치 264개소는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면진받침으로 전면 교체한다.
서울역 고가를 포함한 17개 보행길은 엘리베이터 6기, 에스컬레이터 1기, 직통계단 3개, 브릿지 2개 등을 통해 연결된다. 회현역 5번 출구와 서울역광장 파출소 옆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대우재단 빌딩 등 인접 건물에서는 브릿지를 통해 바로 서울역고가로 걸어 나올 수 있게 된다.
고가 위에는 카페·도서관·야외무대·꽃집 등 20여 개 편의시설, 화분겸용벤치 135개소, 장미광장·목련광장을 비롯해 16개 크고 작은 광장 등 다양한 휴식·편의시설을 조성한다. 최고 17m 높이의 전망 발코니 4곳(서울역·숭례문·중림동·청파동 방향)과 발밑으로 기차와 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강화유리 바닥판 3곳도 설치된다.
또 중림동 청소차고지 이전이 지난달 완전히 해결되면서 1만443㎡ ‘만리동 공원’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공원에는 서울역고가 콘크리트 바닥판을 재활용한 공공미술작품도 설치된다.
더불어 시는 서울역과 일대 4개권역(중림동·회현동·서계동·공덕동), 남대문시장을 아우르는 도시재생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2018년까지 총 1,469억 원을 투입할 예정으로, 올해는 545억 원을 우선 투입한다. 이번 기본설계안에 대한 주민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오는 4~17일 서울시보와 시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게재한다.
한편 새롭게 변신할 서울역고가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서울역 7017 인포가든‘을 오는 4월 서울광장에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편의시설 2개 동이 모형전시, 영상체험관, 북카페 등으로 운영되고, 실제 고가에 놓일 화분 총 11개 동을 먼저 만나볼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역 7017 프로젝트는 차량길로 수명을 다한 고가를 없애는 대신 재활용해서 사람을 걷게 하고 그 활력을 바탕으로 낙후된 서울역과 그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단순히 고가를 재생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이 모이고 거기에서 생긴 에너지가 주변지역 재생과 부흥의 촉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