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인사이드 스토리] SK, "자원 개발보다 제품 판매 집중" 저유가 악순환 차단 나서

SK '저유가의 역습' 열공 왜

신년기획 전 계열사에 방송

최근 SK그룹에는 한 증권사 연구원이 내놓은 직설적 경고문이 화제다. 그는 "주유소 기름값이 떨어진다고 좋아하는 것은 1차원적 사고"라며 "저유가가 장기화하면 관련 업종이 무너지고, 소비 감소와 자산가치 하락 등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그룹의 위기 대응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렇게 높은 톤으로 워닝을 던진 사람은 바로 손지우 SK증권 연구위원. 지난달 28일 SK의 사내방송인 GBS를 통해 계열사 전체로 전파됐다.

1일 SK에 따르면 SK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저유가의 영향을 주제로 한 '신년기획'을 제작해 전 계열사에 방송하고 있다. 1편 '저유가의 역습'은 장기적인 저유가가 국가 경제에 독이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로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둔 정유업계의 재무제표에서도 위기가 엿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재고평가손실은 지난해 3·4분기 3,400억원에 달했으며, S-OIL의 재고평가손실은 지난해 3·4분기 1,000억원에서 4·4분기 2,500억원으로 늘었다. 재고평가손실은 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유사가 보유하고 있는 원유의 가치도 떨어져 발생하는 손실을 뜻한다. 통상 유가가 1달러 떨어지면 국내 정유사들은 650억원 정도의 재고평가손실을 입는다. 한 정유사는 이로 인해 지난달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신년기획의 진행자로 나선 손지우 연구위원은 저유가의 문제점을 짚은 '오일의 공포'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셰일가스와 탈석유로 인한 공급 과잉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같은 오일 메이저들의 치킨 게임이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저유가가 결국에는 중동발 혹은 신흥 산유국발 경제위기를 야기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저유가의 역습'은 SK그룹이 저유가에 취약한 업스트림(자원 개발) 사업보다 다운스트림(제품 판매)에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이 같은 내용의 프로그램을 그룹 전체에 방송한 것은 그만큼 위기 의식이 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SK그룹이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을 만들고 미래 에너지 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과도 맥이 닿는 대목이다. SK그룹은 오는 4일 '칵테일 리스크'를 주제로 한 2편을 GBS에서 방송할 계획이다. 칵테일 리스크는 저유가와 중국의 경기침체, 미국의 금리인상, 유럽의 디플레이션 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위기' 국면을 뜻한다. 방송을 본 또 다른 SK 계열사 관계자는 "위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SK만의 무기가 무엇인지 고민이 깊어졌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유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