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리빌딩 파이낸스]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 최종 목표는 경쟁력·고객 수익률 제고에 초점을"

자유로운 스카우트전 등 새 인사문화 정착도 필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올해부터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을 위한 '거친 개혁'을 예고한 가운데 금융권 전문가들은 성과주의 도입의 최종 목적은 결국 국내 금융 인력의 경쟁력 향상과 금융회사 고객의 수익률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호봉제 중심의 문화를 연봉제로 전환하는 큰 틀의 개혁은 불가피하지만 금융회사 구성원 개개인들이 자기 역량을 개발할 기회가 늘어나고 이를 통해 외부 노동시장에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토대가 구축돼야 하며 이것이 결국은 금융회사에 돈을 맡긴 고객의 수익률 향상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국내 금융사 가운데 은행이 증권사나 보험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외부 노동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특정 회사 안에서 성과주의를 도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금융권 전체적으로 외부 노동시장이 형성돼 외국계나 국내 은행 간에도 자유롭게 오가고 서로 간 스카우트 전쟁도 벌어지는 그런 인사문화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시장, 그중에서도 은행은 가장 경직된 노동구조를 갖고 있는 업권으로 꼽힌다. 외부 인력과의 교류가 흔치 않고 능력이 있다 해도 다른 은행으로 전직하는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다. 은행과 증권 모두 강력한 노동조합을 갖고 있으나 증권업권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인력 교류가 자리 잡은 것에 반해 은행은 회사별 칸막이가 심하고 공채나 출신 우선주의 성향도 강하다.

최근 금융당국의 성과주의 도입 방향에 발맞춰 시중은행들이 '파격 승진' 등을 통한 성과주의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한참 멀었다는 평가다. 한 대형 금융지주의 자산관리 담당 임원은 "금융회사 직원의 기본적인 책임은 고객의 수익률을 높여주는 것이어서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을 데려오고 부진하다면 해고도 할 수 있는 고용의 탄력성이 어느 정도는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성과주의를 단순히 노조를 윽박지르는 식으로 도입할 것이 아니라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금융회사 직원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저항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정영현차장(팀장)·윤홍우·김보리·양철민·박윤선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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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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