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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필의 음악 이야기] 탱고에 대하여

필자의 성악가로서 소망은 세상의 아름다운 음악들을 한 곡이라도 더 불러 보는 것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그것이 좋은 음악이라 느껴지면 무엇이든 불러보고 싶고 무대에 올려 청중 앞에서 연주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탱고는 개인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음악이며 특히 스페인에서 8년을 살았던 경험이 있는 필자에게 스페인어 가사로 쓰여진 탱고라는 음악은 매우 자연스럽게 마음에 와 닿는 음악이었다.

탱고가 태어난 곳은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와 우르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이다. 2009년 9월 유네스코는 탱고를 이 두 도시의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탱고는 이주민의 음악이다. 유럽에서 아르헨티나와 우르과이로 이주해 온 노동자들이 하루의 피곤함을 잊고자 즐기던 음악이다.

탱고는 기본적으로 '춤곡'이다. 독자들께서는 영화나 여러 영상물을 통해 '탱고'라는 춤을 접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매우 정열적이며 자세히 보면 굉장히 절도가 있는 춤이 탱고이며 음악과 어우러지는 탱고를 볼 때면 탱고음악은 과연 춤과 동시에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다. 아르헨티나에서 처음 탱고가 크게 유행하면서 탱고를 노래로 부르는 가수들도 생겨 났다. 이런 탱고 가수들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은 카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이다.

1900년대 초반까지 탱고는 그저 대중을 위한 대중문화의 일종이었다. 예술성 보다는 하나의 대중 소비성 음악이었다. 그러던 중 1921년 현대 탱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olla)가 태어난다. 피아졸라는 자신의 탱고음악을 '발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귀를 위한 것'이라 정의하며 누에보 탱고(Nuevo Tango)라 이름 붙이고 기존의 탱고와는 다른 독창적인 '아르헨티나 탱고'의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유럽으로 건너가 10여년간 파리, 암스테르담, 빈은 물론, 뉴욕, 도쿄 등 세계 각국을 오가며 자신의 음악을 널리 알렸다. 이 시기는 유럽에서 탱고가 다시 주목 받기 시작한 때로 피아졸라의 탱고가 클래식 음악계의 관심을 모아 피아졸라는 그의 작품집 '다섯개의 탱고 센세이션(Five Tango Sensation)' 발표 후 세계적인 반향에 힘 입어 '탱고의 황제'로 불리워진다. 그 결과 탱고음악은 단순한 춤곡이 아닌 오롯한 음악으로서 감상 할 수 있는 하나의 음악장르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필자가 우리나라의 여러 무대에서 탱고를 부르며 느끼는 것은 우리 청중들이 탱고음악을 매우 좋아 한다는 것이다. 탱고음악에 대해 조예가 없는 일반 청중들까지도 탱고음악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객석에 앉아 어깨춤까지 추시는 분들을 볼 때면 세상에 우리민족 만큼 흥이 넘치는 민족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 필자 또한 그 흥에 겨워 최선을 다해 노래하게 된다.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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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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