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막오른 美대선 레이스… 태풍? 거품? 아이오와 결투 '아웃사이더' 운명 가른다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 경선 판도 좌우할 리트머스 시험지

크루즈, 트럼프에 5%P 뒤지고 샌더스는 클린턴과 초접전

투표율 높을수록 대중 인기 많은 트럼프·샌더스 유리할 듯

'태풍인가, 한때의 유행에 불과한 거품인가.'

아웃사이더의 운명을 좌우할 민주당과 공화당의 당내경선이 1일(현지시간) 대선 관문 격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필두로 시작된다. 아이오와 코커스의 결과는 미국 전역에서 벌어질 각 당 경선의 판도를 좌우할 리트머스 시험지여서 각 후보는 초반 승세를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두고 실시된 디모인레지스터-블룸버그의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각 당 1~2위 후보는 오차범위(±4%포인트)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28%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후보를 5%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고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5%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보다 3%포인트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CNN방송은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공화당에서는 트럼프가 크루즈에게 우위를 보인 반면 민주당에서는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웃사이더 돌풍의 향방은 '투표율'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보수잡지인 '내셔널리뷰'는 "투표율이 치솟으면 트럼프가 승리할 것"이라며 "하지만 복잡한 절차 등으로 아이오와주 코커스의 투표율이 낮다는 게 트럼프에게는 악재"라고 지적했다. 올해 아이오와주에 등록된 공화당원은 61만1,112명으로 이 중 17만명이 투표장에 나오면 트럼프의 승리, 4년 전 대선과 유사한 13만명이 투표하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역시 클린턴과 샌더스의 승패는 투표율이 가를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투표율이 오르면 대중적 인기가 많은 샌더스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인 제프 링크는 ABC방송에 "이번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자의 34%가 코커스에 처음 참여하는 유권자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8년 전 버락 오바마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꺾었을 당시에는 오바마를 지지하는 최초 코커스 참여자가 60%에 달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문제는 얼마나 유권자들이 나올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며 "투표율이 높을수록 트럼프와 샌더스 의원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아이오와 코커스는 아웃사이더들의 선전이 일시적 착란인지 새로운 일상인지 판단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공화당의 경우 또 다른 변수가 있다. 트럼프와 크루즈가 1·2위를 다투면서 '아웃사이더 리그'가 됐지만 여전히 '아웃사이더에게 백악관을 내줄 수 없다'는 주류 보수층의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 언론은 특히 마르코 루비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5%로 3위를 기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크루즈 후보가 트럼프에게 패하고 루비오 의원이 예상 외의 선전으로 크루즈에게 근접한 지지율을 얻을 경우 유력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아이오와에 이은 두 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깜짝 2위를 차지한 젭 부시 후보도 여전히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한편 아이오와 코커스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클린턴과 샌더스 후보는 'e메일 스캔들'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클린턴 후보는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국무장관 재직시 주고받은 e메일에 기밀로 분류된 정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가 지난달 29일 클린턴 후보의 장관 재직시절 사용한 개인 e메일에서 '1급 비밀'이 발견됐다고 공식 발표한 데 대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샌더스 후보는 CNN 인터뷰에서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공세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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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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