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경제교실] 범정부 대응 통해 '황금알' 이란 인프라 수주 길 열어야

경제제재 해제 이란 특수 제대로 활용하려면

김성진
김성진 산업연구원 신성장산업연구실 연구원


☞ 이란의 산업재건은 '기회'
동결됐던 1,000억弗중 절반 이상
인프라 확충·수입 사용 계획 밝혀
건설·車부품·철강 수요 증가 전망
이란産 원유 수입규모 회복 땐 석유화학 제품 가격경쟁력 확보

☞ 이란시장 공략 방법은
관급공사 많아 국가차원 대응 시급
기업도 차별화 전략 강구해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보다 0.2%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3.4%로 예측하는 등 글로벌 경기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저성장의 원인은 개발도상국들의 성장 둔화, 낮은 원자재 가격, 미국 정책금리 인상의 불확실성 등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지난해 25년 만에 7% 성장률이 붕괴된 중국은 양적 성장보다 구조개혁에 치중하며 고속성장 시대를 마감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들리는 반가운 소식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 2위의 경제대국인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입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을 계기로 미국 주도로 시작된 이란 경제제재는 지난 2005년 이란이 핵개발에 착수하면서 유엔과 유럽연합(EU)까지 이란의 금융·수송 규제 및 에너지 분야 투자 금지에 참여하며 강화됐습니다. 이로 인해 이란은 2012년 -6.6%, 2013년 -1.9%의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2013년 당선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핵협상을 추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지난해 7월 핵협상 타결에 이어 올해 1월16일에 경제·금융 제재를 전격 해제했습니다.

이란은 동결됐던 1,000억달러(121조원 상당)의 해외자산을 회수해 절반을 인프라 확충 및 수입에 사용하고 정상적인 교역국가로서 원유 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새로운 시장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경제제재 이후 이란 정부가 본격적으로 그간 침체됐던 산업 재건에 나서면서 산업별 신규 투자 및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건설·플랜트 시장입니다. 경제제재 이전인 2010년까지 이란에서의 총 건설 수주액은 119억달러였고 국내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의 6위를 차지했습니다. 제재 해제로 이란은 2025년까지 석유·가스 부문에만 5,00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며 전문기관들은 이란의 건설 부문 성장률이 향후 5년간 평균 3.4%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기대되는 것은 자동차 및 부품 시장입니다. 이란은 중동 지역 최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연 100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보유했으며 이에 대한 부품의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재 해제시 3대 국영 자동회사(이란코드로·사이파·파즈코드로)의 생산·조립 라인 증설 및 관련 부품 OEM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철강제품의 경우 국내사들이 중국의 철강 공급 과잉 등으로 수요처를 확보하기 어려운데 이란 시장이 새로운 기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란은 인프라 문제 및 철근 부족으로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며 2014년에 한국으로부터 1억5,000만달러를 수입했습니다. 경제제재 해제 이후에 자동차 제조업 강판 수요 및 대형건설 프로젝트 재개 등으로 인해 그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2012년 이후 미국과 EU의 이란 원유 수입 금지로 한국은 이란 원유 수입국 4위에서 2014년 6위로 수입규모가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제재가 해체됨에 따라 이란산 원유의 도입 물량을 원래대로 유지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석유 화학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이란의 정제 기술 낙후 및 인프라의 노후화로 석유화학 제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고 그간 저품질의 중국 제품에 대한 반발로 인해 한국 제품의 역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원유의 공급 과잉이 추가적인 유가 하락을 초래해 세계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존재합니다.

수출 제한 품목 외에도 이란 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가전제품이나 정보기술(IT)·섬유제품에 대한 추가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이란 특수를 노리고 경쟁국을 위시해 각국들이 적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제재해제 후 첫 정상 방문으로 기존 교역 규모를 10년 이내에 11배 이상 늘리기로 협약을 맺었으며 일본도 발 빠른 외교적 움직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인프라나 원유시설은 대부분 관급 공사인 점을 고려할 때 1차적으로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시급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민간 차원에서도 기존의 수출 방식과 함께 차별화 전략 등 다양한 시장개척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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