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구글, 애플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회사 됐다

알파벳 4분기 매출 17.8% 쑥… 시간외거래서 주가 급등, 시총 1위 등극

5,600억弗 달해… 6년만에 재역전

애플 아이폰 한계에 희비 엇갈려

성장 엔진, 하드웨어서 서비스로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이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거래에서 시가총액 세계 1위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시장가치가 높은 기업에 등극했다. 정보기술(IT) 시장의 성장엔진이 하드웨어 기기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모바일 광고 등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IT 대장주의 왕좌도 새 주인을 맞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래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한 알파벳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 발표와 함께 지난 4년여 동안 줄곧 세계 1위를 지켜온 애플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알파벳은 장 마감 후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7.8% 늘어난 213억달러(약 25조7,000억원), 같은 기간 순이익은 5.1% 증가한 49억2,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알파벳의 매출과 이익 호조를 견인한 것은 전체 사업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5년 연간 기준으로 구글의 핵심사업인 검색과 유튜브, 안드로이드 등 핵심 인터넷 사업의 매출이 전년 대비 14% 늘어나 754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영업이익은 23% 증가한 280억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구글 핵심사업의 영업이익 마진율은 38%로 전년 대비 3%포인트 높아졌다.

핵심사업의 탄탄한 매출 기반과 이익 증가 소식에 힘입어 알파벳 주가는 마감 후 거래에서 한때 6% 이상 오르며 시총에서 세계 1위인 애플을 넘어섰다. WSJ는 이날 장외에서 알파벳 주가가 4.2% 오른 803.03달러를 기록해 시가총액이 약 5,600억달러에 달하며 5,397억달러인 애플을 제쳤다고 전했다. 이날 정규장 마감가를 기준으로 한 공식 시총은 애플이 5,347억달러로 여전히 알파벳(5,231억달러)를 웃돌았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두 회사의 시총 순위가 뒤집힌 것으로 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구글의 시총이 애플을 뛰어넘은 것은 두 회사의 시총이 2,000억달러에 못 미치던 2010년 2월 이후 6년 만이다. 구글의 시장가치는 2004년 기업공개(IPO) 이후 2008년까지 꾸준히 애플을 앞질렀지만 애플이 태블릿 신제품인 아이패드와 새 아이폰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전성기에 돌입한 2010년에 역전당한 뒤 급격히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애플 시총이 구글보다 무려 4,000억달러 이상 높았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애플이 아이폰 매출에서 한계를 보이기 시작한 가운데 두 회사의 희비는 또다시 엇갈리고 있다. 애플은 전체 매출 중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2에 달할 정도로 매출 편중이 심한 상황에서 최근 중국 등 글로벌 경기둔화로 아이폰 판매둔화가 가시화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애플 주가는 1년 전보다 18%가량 하락한 상태다.

반면 지난해 8월 핵심사업인 구글과 미래형 신규 사업을 분사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단행한 알파벳은 핵심 사업체 구글이 웹과 모바일 시장에서 탄탄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다 무인차 개발, 드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신규 사업 투자로 현재의 실적과 미래의 성장동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구글의 주가 상승폭은 43%에 달했다.

시총 1위 기업의 변화는 굴뚝산업과 원자재 기업에서 IT 기기, IT 서비스로 이어지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동력 변화 추이를 반영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T 리더십의 변화는 성숙단계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기기 판매는 둔화하고 모바일 광고와 서비스 분야가 '붐'을 이루는 새 이정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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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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