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규제완화로 운용사도 늘어 헤지펀드시장 급팽창할 듯

'사모투자 재간접펀드' 판매 허용 추진

진입문턱 낮춘 자본시장법 시행

운용사 20개 신설 100개 넘어… 설정액도 3조6900억 달해

해외ETF·부동산·환율 투자 등 다양한 상품 출시 질적 성장도


최근 다양한 투자기법으로 무장한 헤지펀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소액투자자들의 투자가 가능한 '사모투자 재간접펀드'가 허용되면 헤지펀드 시장의 저변은 급격히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운용사 설립 요건이 완화되고 최소 가입금액도 1억원으로 낮춰지면서 헤지펀드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당국이 사모투자 재간접투자 허용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다 헤지펀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주식 롱쇼트 등 국내 주식형공모펀드와 비교할 수 있는 투자기법의 헤지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18.6%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주식형공모펀드와 코스피 수익률이 각각 3.51%, 2.39%라는 점을 고려하면 월등한 성적표다. 투자자금도 헤지펀드로 몰리고 있다. 진입 문턱을 낮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된 후 최근 3개월 만에 4,06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신생사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지난달에만 전월 대비 3,168억원이 늘어나 50개 헤지펀드의 총 설정액은 3조6,914억원에 달한다. 운용사 역시 기존 85개에서 20개사가 신설돼 100개를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 상품에 한 달 동안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된 것은 지난 2011년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 이후 처음"이라며 "운용사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등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기법의 헤지펀드가 출시돼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보고펀드자산운용은 미국·유럽 등 전 세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 부동산과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헤지펀드까지 다양하게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과 한국자산에셋운용은 국내·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헤지펀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조건호 파인스트리트 회장은 미국계 유명 헤지펀드 운용사인 밀레니엄파트너스 아시아지역 총괄 대표를 지내는 등 전문성을 발휘해왔다. 종합 부동산 그룹 MDM이 직접 설립한 한국자산에셋운용은 국내 사무실·물류센터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매물까지 살펴보고 있다. 피데스자산운용은 지난달 1호 헤지펀드로 베트남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베트남 기업 전문가인 송상종 대표가 직접 헤지펀드를 운용한다. 이 외에도 그로쓰힐자산운용이 비상장주식과 메자닌증권에 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내놓고 영업활동을 시작했으며 파인밸류자산운용은 기업공개(IPO) 공모주에 집중하는 상품을 선보인 상태다.

헤지펀드운용사 매니저는 "다양한 상품과 수익률 면에서 신뢰를 쌓고 있지만 펀드 오브 헤지펀드가 막혀 있어 아쉬운 면이 있다"며 "양호한 헤지펀드를 묶어 포트폴리오로 담는 재간접펀드의 경우 일부 헤지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리스크 분산으로 전체 펀드의 손실을 줄이는 등 오히려 안정성이 높은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송종호·지민구기자 joist189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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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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