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북 미사일 발사]전문가들 “북 전격 발사로 충격 극대화” 진단

북한이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예고기간을 수정 통보한 지 하루만이자 예고기간 첫날인 7일 오전 전격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은 최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어모은 상태에서 충격을 극대화하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장광일 동양대 국방기술대학장은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안이 통과되기 이전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이 ‘회초리를 한꺼번에 맞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2월16일)을 기념해 ‘축포’ 성격으로 쏘려면 16일 이전에 기상여건이 좋은 날을 고를 수밖에 없는데 오늘이 그러한 조건에 모두 부합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전날 발사기간을 7~14일로 정정 발표한 것 역시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장 학장은 “2012년도에도 발사기간을 연장한다고 발표해놓고 기습적으로 발사한 적이 있다”면서 “그때와 마찬가지로 충격을 극대화하기 위한 북한의 전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애초부터 발사기간을 정정해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었다는 지적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천명한 핵·경제 병진노선에 충실한 것 같다”면서 “북한은 주변국을 의식하지 않고, 오는 5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김정은 이미지를 한 치의 오차 없이 확고한 리더십을 갖추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내여건이 굳건해야 다양한 행보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북·미 개선 전략과 핵보유국 과시도 있겠지만 이보다 대내적으로 훌륭한 통치자라는 걸 비춰주는 ‘보여주기식’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미 대내적으로 핵보유국을 과시한 바 있고, 이번에는 ‘수소탄’이란 질적으로 전환되고 멀리 날릴 수 있다는 운반 수단도 갖춤으로써 업그레이드한 점을 선전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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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란 걸 국제사회가 알고 있지만 이를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만류에 개의치 않고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쏴 군사강국을 재확인, 공식적으로 핵보유국을 인정하라는 걸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그는 “전에는 미사일과 핵을 나눠 도발하면서 국제사회의 눈치도 보고 상황을 보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차원의 도발”이라면서 “핵보유국을 강력히 천명하고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굳히기를 명확히 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핵 능력을 키워가는 과정이고 4차 핵실험을 토대로 미사일 발사를 했는데,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춤으로써 미국 본토까지 겨냥한 핵 투발 수단 확보했다면 미국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김 교수는 “이를 통해 북한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장거리로켓 발사 능력을 확대시켜 차기 미국 정부와 협상력을 키우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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